작년 11월 24~26일 '기준치 초과'
마을회관 평균 55.5·주택 51 ㎍/㎥
환경부, 가구 70%가 '주거 부적합'
마을환경-건강 연관성 입증 못해
정부로부터 '주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인천 서구 사월마을 일대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계속해서 환경부 기준 '나쁨'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인천 서구가 가천대 길병원 연구팀에 맡긴 '사월마을 건강영향조사 사후관리 용역' 중간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24~26일 사월마을 일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하루 평균 대기환경 기준치인 35㎍/㎥를 초과했다.
이 기간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마을회관 55.5㎍/㎥(최대 65.7㎍/㎥), 주택 51㎍/㎥(최대 59.2㎍/㎥), 사업장 55㎍/㎥(63.5㎍/㎥)를 각각 기록했다. 환경부 기준 초미세먼지 '나쁨'(36~75㎍/㎥) 수준 범위 안에 있다. → 그래픽 참조
같은 기간 인근 검단지역(원당동)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12~34㎍/㎥로 환경부 기준 '좋음' 또는 '보통' 수준이었다. 사월마을 일대가 여전히 인근 다른 지역보다 초미세먼지가 농도가 짙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사월마을 전체 가구의 70%가 주거 환경이 적합하지 않다고 발표했다. 당시 조사에서 겨울·봄·여름 측정한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55.5㎍/㎥로, 1년 넘게 지난 현재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길병원 연구팀은 최근 사월마을 주민 35명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흉부 CT, 복부초음파, 폐 기능, 골밀도, 심전도, 우울증·자존감 등을 검사했다. 건강 검사에서도 다수의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
다만, 주민 가운데 고령이 많고 표본이 적어 마을의 환경이 주민 건강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 추가 연구를 진행해야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 설명이다.
사월마을 주민들은 환경부 발표 이후 집단 이주를 주장하다 마을에 남아서 살 수 있을 정도로 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현재 진행 중인 '수도권매립지 주변 자연부락 환경개선 대책 수립 용역' 결과를 토대로 사월마을 환경 개선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월마을은 52가구 122명이 사는 작은 마을인데, 주변 지역에는 제조업체, 도소매업체, 폐기물처리업체 등 공장 160여곳이 가동 중이다. 인근에는 수도권매립지와 골재 적치장도 있다.
서구 관계자는 "1차로 측정한 중금속, 악취,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을 현재 분석 중이고, 다음 달 연구팀이 2차 측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용역 결과 등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사월마을 일대 환경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