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유해 화학 물질 유출 사고가 누출돼 6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장은 지난 2015년 가스 누출 사고로 6명의 사상자를 낸 곳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안전 조치 이행 여부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사고는 지난 13일 오후 2시20분께 파주 LG디스플레이 P8 공장 5층에서 유독성 화학물질인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TMAH) 약 300~400ℓ가 누출되면서 일어났다.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중상을, 다른 근로자 4명이 1도 화상 등의 경상을 입었다. TMAH는 디스플레이나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세척제 등으로 사용되며 암모니아 냄새가 나는 무색의 치명적인 독성 액체다. 당시 TMAH 액체에 전신이 노출돼 의식을 잃고 쓰러진 2명은 심정지 상태에서 회복했다.

2010년 5월 월롱면 170만㎡에 설비를 갖춘 LG디스플레이 P8 공장은 첨단 디스플레이용 유리기판(패널)을 생산한다. 제품의 종류와 기술 수준에 따라 P7∼P9 라인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1만7천여명이 근무하는 대규모 공장이다. 이번 사고는 관리 감독 부실이나 안전 부주의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방호복을 착용하지 않고 사복을 입고 있었고, 옷이 일부 찢겨 있어 화상을 입었다'는 소방관계자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날 사고는 2015년 1월 같은 공장에서 가스 누출 사고로 6명의 사상자를 낸 지 6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공장 9층에서 TM 설비(LCD 기판에 약품을 덧입히는 장비)를 점검하던 중 가스가 누출돼 변을 당했다. 법원은 사건 관련 LG디스플레이 원청과 하청업체 법인, 관계자 등에 대해 유죄 취지로 판결했다. 이번 사고도 협력사 직원들이 배관 연결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지 5일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기존의 유출 사고처럼 처벌만 강화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정밀감식과 폐쇄회로(CC)TV 분석, 관계자 조사 등을 통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와 밸브의 결함 가능성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기 바란다. 중대재해법이 '공포일로부터 1년 뒤 시행'이라 이번 사고는 적용받지 않지만 사업주에 대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