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메르스·에볼라 바이러스 등
'공항·항만시설' 통해 국내로 유입
코로나 1호 환자 치료 인천의료원
"인프라 확대, 당연한 요구" 강조
인천에는 19일 현재 모두 3천60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하루에 10명꼴이다.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하는 경증 환자들을 제외하고는 80% 환자가 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를 처음 고안해 낸 곳도 바로 인천의료원이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가 싶었을 때 찾아온 3차 대유행은 우리나라 공공의료 정책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줬다.
병상이 부족해 입원을 대기하다 자택이나 요양원에서 숨진 고령의 환자들이 속출했고, 방역 당국은 민간의료기관에 병상을 더 내어달라고 애걸복걸했다.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 덕에 지금까지 버텨왔지만 사람을 갈아 넣는다는 표현이 딱 어울릴 정도로 지친 상태다. 현장에서는 의료진의 이탈이 현실화되고 있고, 의료진의 사명감만으로는 근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걸 모두가 잘 안다.
메르스의 교훈은 5년 만에 잊어버렸다. 당시 메르스 백서는 국내 감염병 전문병원이 권역별로 총 5개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곳도 설립이 완료된 지역이 없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서울과 호남권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이미 들어섰어야 했는데 메르스가 종식되자 흐지부지됐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고서야 양산 부산대병원과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이 뒤늦게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추가 지정돼 설립 준비 중이다.
인천은 신종 감염병의 최전방에 있다. 공항과 항만을 통해 신종 바이러스가 유입된다는 것은 과거 메르스, 에볼라뿐 아니라 코로나19를 통해 경험했다. 인천에 감염병 전문병원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는 5개 감염병 전문병원 중 마지막 남은 1곳을 조만간 지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인천시와 대구시가 열띤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의료원 조승연 원장은 공공의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얘기한다.
그는 코로나19 국내 유입 1년을 맞아 진행한 경인일보 인터뷰에서 "공공의료 인프라 요구는 무리한 요구가 아닌 당연한 요구"라며 "공공의료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을 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또 "공공의료가 국내 의료계를 끌고 가야 할 견인차가 돼야 하는데 5%의 인프라가 80%의 코로나 환자(입원환자 기준)를 감당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 12면([인터뷰]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사회적연대 통해 극복…집단면역후 가라앉을 것")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