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연 인천의료원장
조승연 인천의료원장. /경인일보DB

무증상 감염, 가장 독특한 특징
"인하대병원 규모만 됐어도…
40명의 전문의, 어림도 없다"


"정답은 없지만 사회적 연대를 통해 코로나19를 극복해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국내 1호 확진자(중국인)를 치료한 인천의료원의 조승연 원장은 19일 국내 유입 후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원장은 "우리는 국난 극복에는 천재적인 민족이기 때문에 정부 방침 아래 시민 스스로 노력하고, 백신이 보급되면 언젠가는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20일 중국 우한 출신의 30대 중국인 여성이 인천공항 검역 과정에서 양성 사실이 확인돼 인천의료원에 입원했을 때만 해도 조 원장은 3~6달이면 끝날 것으로 예측했다고 한다.

조 원장은 "중국에서 유행할 때 언젠간 국내에도 상륙할 것이란 예측은 하며 안테나를 세우고 있었다"며 "처음엔 '올 것이 왔다'는 심정이었는데 1년이 넘도록 종식되지 않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인천의료원의 코로나19 치료는 그야말로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일이었다. 드라이브 워크 스루도 고안해냈고, 여러 치료제를 써보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냈다.

조 원장은 "코로나19는 무증상 감염이 가장 독특한 특징인 것 같다"며 "이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를 피하게 되고, 거리두기로 삶의 문화 자체가 달라졌다"고 했다.

그는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에 대해 누구보다 앞장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의료'라는 행위 자체가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공공의 목적을 갖고 있는데 사실상 영리 목적이 우선시되는 풍토가 아쉽다고 했다.

조 원장은 "3차 유행 때 인천의료원이 인하대병원 규모만 됐어도 하는 아쉬움이 컸다"며 "대학병원 수준의 공공의료원이 있다면 중환자 사망률을 충분히 낮출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40명의 전문의 규모로는 어림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돼도 필수진료과목이 아닌 돈이 되는 미용 성형으로 빠지니 사태가 터지고 나서 죽고 사는 문제에 투입될 의사가 없다"며 "그나마 버틴 것은 확진자가 유럽 등 다른 국가처럼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조 원장은 방역과 민생안정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지금처럼 유연한 대책이 옳다고 했다.

조 원장은 "외국에 비하면 봉쇄정책을 펼치는 것도 아니고, 시민 개개인의 인식 전환과 스스로 노력한 덕분에 잘 버텨온 것 같다"며 "정부의 기본적 가이드 라인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연대를 통해 극복하고 집단 면역 체계가 완성되면 언젠가 가라앉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민재기자 k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