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업 불구 '정부 광고비 지원사업'인척 속여 호스트비 뜯어내
포털 무료광고 미끼로 수수료 요구도… 코로나 이후 더욱 기승
코로나19로 소상공인의 생활고가 깊어지자 공공기관이나 포털사이트 행세를 하며 마케팅 지원 명목으로 돈을 받아가는 업체가 활개치고 있다.
20일 '한국비즈00센터'란 마케팅 업체 관계자는 기자에게 공공기관과 함께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광고비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광고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SNS 홍보나 키워드 검색 상위노출에 드는 비용은 별도로 받지 않지만 호스트비로 월 2만6천500원씩 3년치를 한 번에 결제해 총 95만4천원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업체는 명백한 사기업이지만 마치 정부기관인 것처럼 '한국소상공인00센터'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를 개설해 각종 소상공인 지원책을 소개하고 '착한가게' 인증 안내판을 보내주고 있었다.
소상공인을 돕는 공익적 목적의 사업을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지만 공공기관은 직접 전화를 할 수 없어 협력업체가 대신 전화를 걸고 있다고도 말했다.
이 업체를 이용 중인 수원의 한 피부관리실 대표는 "지난해 9월 '소상공인협회 협력기관'이라면서 전화가 걸려와 3년간 광고비를 지원해 준다고 꼬드겨 100만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을 결제했다"며 "광고 효과가 거의 없어 중도 해지하고 싶은데, 계약서조차 쓰지 않아 환불이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사칭하는 마케팅 업체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 관련 업체라고 소개하면서 무료 광고를 미끼로 사장에게 만남을 제안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수십만원을 받아가는 수법이다.
수원시 영통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신송순(51)씨는 "한 달 전 마치 네이버 직원인 것처럼 속여 '네이버 지도'에 업체를 등록하기 위해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고, 광고를 무료로 해 줄 테니 가게 근처에서 만나자고 하며 수십만원의 수수료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광고전화가 더욱 심해져 전화는 하루 1건, 포털사이트 쪽지나 메일은 3~5건 온다"며 "예전처럼 070으로 걸면 사장들이 아예 받지 않으니 개인번호로 전화를 건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은 사칭 업체에 속지 않도록 소상공인의 주의를 당부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수원센터장은 "공공기관은 절대 개인번호로 전화를 걸어 소상공인에게 마케팅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모든 공공사업은 공단 홈페이지에 공개되니 철저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