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2021년 주요 업무계획 및 현안 보고회를 진행하고 있다. 보고회는 본청 실·국과 산하 기관이 지난해 성과와 올해 주요 업무계획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자리다. 시는 각 실·국이 시장에게 신년 업무계획을 보고하지 않고, 분야별로 토론을 거친 후 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 지난 18일 '일자리·경제'를 시작으로 '환경·안전', '문화관광·해양항공', '복지·가족·건강체육' 분야 토론이 이뤄졌다. 21·22일에는 각각 '건설·교통', '원도심' 분야 토론이 예정돼 있다. 인천시는 토론 결과를 반영한 2021년 주요 업무계획을 내달 중 시민에게 발표할 계획이다.

일부 실·국의 주요 업무계획을 들여다보면, 현재 진행형 사업이 대부분이다. 하나의 사업이 짧게는 1년 길게는 수년 걸리기 때문에, 주요 업무계획에 기존 사업이 상당수 차지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또한, 새로운 사업을 계속 쏟아내기보다는 기존 사업을 잘 마무리해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다.

아쉬운 점은 내용이다. 사업 경과와 계획(일정)만 나열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현안 사업은 쟁점과 갈등이 있을 텐데, 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해소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민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앞으로의 일정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인천시가 강화해야 할 부분은 '갈등 해소 능력'이라는 말이다.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얽히고 설킨 현안 사업의 매듭을 푸는 기간은 사실상 올해뿐이다. 내년 상반기에는 괜한 오해를 받을 수 있고, 조급하게 서두르다 보면 탈이 생긴다. 특히 표심을 의식한 잘못된 행정은 바로잡는데 긴 시간이 걸린다.

국비 확보를 위해선 사업내용을 더 알차게 만들 필요도 있다. 실·국과 산하 기관은 주요 업무계획을 수립하면서 각 사업에 '핵심', '협업', '뉴딜', '공약'을 표기했다. 이 중 뉴딜 사업은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기존 사업의 포장만 그럴싸하게 바꾼 듯하다. 과거 정부의 정책 기조가 '녹색성장' 또는 '창조경제'일 때도 지자체 사업은 그렇게 포장됐다. 인천시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뉴딜 관련 국비를 확보하려면 혁신적이고 차별화한 사업 구상 및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 인천시가 코로나19라는 미증유 사태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늦어도 1월 중에는 주요 업무계획이 확정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