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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지자체와 학교가 협력해 초등 돌봄을 제공하는 '학교돌봄터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하지만 사업 추진 방식을 두고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에 사실상 부담이 과중될 것으로 보인다.사진은 경기도 내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 2020.11.5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돌봄노조와 협의·재원확보 '난관'
여력 없는 지자체들, 나설지도 의문

교육부가 학교돌봄의 해결방안으로 '학교돌봄터'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 예산 및 운영방안 모두 교육청과 지자체에 떠안겨 제대로 효과가 있을지 우려된다.

지난 19일 교육부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기존의 초등돌봄교실 외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학교돌봄터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학교돌봄터는 학교가 공간을 제공하고 운영의 모든 부분은 지자체가 책임지는 구조로, 사실상 돌봄의 책임을 학교에서 지자체로 이관하는 정책이다.

특히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돌봄 문제가 심각한 상황임을 고려해 당장 올해와 내년에 걸쳐 학교돌봄터 750실을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학교돌봄터 사업 추진 방식을 두고 교육청과 학교, 지자체에 사실상 부담이 과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학교 안에 설치되는 학교돌봄터 리모델링비 등 시설비 예산을 교육청이 계획하도록 했다. 또 운영비 일부도 지자체와 협의해 교육청이 분담하는 방식을 취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당황하는 모양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돌봄터 사업은 최근 회의에서 처음 들었고 통보받았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도 알지 못한다"며 "예산도 교육부에서 마련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언론보도 등에는) 교육청이 재원마련을 한다고 해 현재 교육부에 문의해둔 상황이다. 본예산으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올해 5천400억원이 삭감된 채 본예산이 편성됐다.

게다가 정부가 올해 9월 시행을 목표로, 3월부터 학교돌봄터 사업을 원하는 지자체의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렇게 서두르면 각 지역의 교육지원청과 학교, 지자체가 돌봄터 사업에 대한 충분한 교감도 이루지 못한 채 사업이 흐지부지될 가능성도 크다. 더구나 이 사업은 지자체의 의지가 중요한데, 코로나19로 행정 및 예산 운용의 어려움이 큰 지자체들이 나설지도 의문이다.

또 기존 돌봄노조와의 협의도 교육청이 담당하는데, 초등돌봄전담사의 반대에 부딪혔을 때 교육청과 학교가 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없어 난관이 예상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지원청과 학교, 지자체가 충분한 협의를 통해 협약을 맺고 학교돌봄터 사업 공모에 도전해야 하는데, 이 상태라면 충분히 협의할 시간이 없다"며 "무기계약직인 돌봄전담사들과 협의 없이 학교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최대한 돌봄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