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있는 그대로 보는 사람은 꽃을 꺾질 않는다. 나무에 걸린 꽃은 그 자체로 무엇인가 보여 주려고하는 숭고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데서 온다. 피어남과 지는 것 모두가 하나의 꽃이 되는 과정이며 그것은 하나의 세계를 완성시키는 일이다. 거기에 누군가 개입한다는 것은 꽃의 메시지에 제동을 거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보지 않고 보여주는 대로 세계를 인식할 뿐이다. 자신도 한낮 전체에서 부분을 보여주고 있는 피조물이라는 사실에 대한 표명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가지기 위해 덜 가진 약자들을 쉽게 소유하려고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있다. 아무리 강한 자라고 해도 시간 앞에서는 무기력하게 지는 꽃처럼 빛을 바래며 소멸하기 마련이다. 그러한 삶일수록 본질적으로 '내 안의 꽃이 다 지고 난 후에야 비로소 꽃이'보이는 것. 그때서야 '잔바람에 떨어져 낡아가는 꽃잎'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처럼. 인간의 신체도 뼈로 채워져 몸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니. '저 꽃잎들은' 살 속에 숨어 있던 뼈 조각들이 허공에 날리는 은유라는 것을 마주하게 된다.
/권성훈(문학평론가·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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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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