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증가·환경적요인 탓 발생 늘어
女 8세·男 9세 이전 2차 성징 '의심'
이런 최근 체중 증가가 소아와 청소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급격한 체중증가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소아와 청소년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며, 성조숙증이라 불리는 조발 사춘기 또한 체중 증가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성조숙증 관련 진료가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이 여러 환경적 요인의 이유로 빨라지면서 부모들은 또 다른 고민이 늘어났다.
그러나 단순히 2차 성징 발현이 몇 개월 빨리 왔다고 해서 모두 성조숙증으로 보지는 않는다. 성조숙증은 어린 나이에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여아에서 만 8세 이전에 유방의 발달이 시작된 경우와 남아에서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2차 성징이 빠르게 발현된다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중요하다.
여자아이의 경우 만 9세 이전, 남자아이는 만 10세 이전까지 성조숙증이 진단돼 치료를 시작한다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처럼 아이의 2차 성징이 발현된다면 검사와 치료까지의 기간을 고려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성조숙증 아이들은 2차 성징이 빨리 나타나 진단 당시 또래 아이들보다 체격이 클 수 있지만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성장이 멈추면 10㎝가량 최종 성인 키의 손실이 발생한다. 또 여자아이는 이른 초경으로 인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
성조숙증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병력, 진찰, 골 연령 검사 및 성호르몬 검사 등을 시행하는데,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기질적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기질적 원인이 밝혀졌다면 그 원인의 치료를, 특정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특발성인 경우 사춘기 진행을 억제하는 약제인 성호르몬 억제제를 4주 간격으로 피하 주사로 맞게 된다.
호르몬 치료에 대해 부모들은 두려워하는 게 일반적이다. 진성 성조숙증 치료로 성호르몬 억제제 투여 후 두통, 안면 홍조와 같은 일시적인 증상은 있을 수 있지만 사용한 지 30년 이상 지나는 동안 심각한 이상 반응은 일어나지 않았다.
치료를 종료하는 시점은 치료의 주요 목적에 따라 결정하는 데 목적이 최종 성인 키라면 보통 여아에서 만 11세 전후, 뼈 나이 12세 전후가 가장 큰 최종 키에 도달하기 때문에 그 시기에 결정된다.
치료를 종료하고 수개월내에 생식샘 기능이 다시 활성화돼 사춘기 징후가 나타나며 초경은 평균 16개월 뒤에 발생하게 되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통해 비만을 예방하고 환경호르몬 노출을 줄이면 성조숙증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임명섭 화홍병원 소아청소년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