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제운사거리~용일사거리 일대가 확 달라지고 있다. 과거 변종 유흥업소가 산재해 밤이면 붉은 등불을 밝히던 거리가 청년 창업기지로 변신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2017년부터 변종 유흥업소가 떠난 이곳 자리를 청년 창업자에게 공간을 빌려주는 '청년 창업희망스타트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거리 정화를 위해서다.

인천 최초 비건(Vegan) 색조화장품 제조기업 (주)오셰르는 2019년 1월 '청년 창업희망스타트 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이곳에 사무실을 차렸다. 오셰르의 사무실은 이른바 '방석집'이라 불린 변종 유흥업소가 영업했던 곳이다. 이들 업소는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됐으나 밤이면 붉은 불을 밝히고 성매매 등 은밀한 영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는 인하대와 인천기계공고를 비롯해 8개의 초·중·고교와 대학교가 있어 학생들에게 정서적으로도 악영향을 끼쳤다.

현재는 10여곳의 청년 창업 기업이 업소들을 대신해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청년창업 기업의 경우 회사 설립 초기에는 공유 오피스나 제조 계약을 맺은 업체의 공간을 일부 빌려서 사무실로 사용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자신들만의 공간이 없다 보니 거래처에서 회사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할 공간도 부족한 게 현실이다. 이같은 현실을 인지한 미추홀구는 청년 창업 기업에 리모델링 비용과 임차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청년 창업 기업으로선 저렴한 비용으로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오셰르는 최근 구청과 임대차 계약을 2년 더 연장했다고 한다. 오셰르를 비롯해 이 일대의 청년 창업 기업 중 미추홀구와 연장 계약을 맺은 곳은 4개사이다. 특히 이 사업으로 인해 21개에 달하던 변종 유흥업소가 12개로 줄어들었다. 청년 창업 공간으로의 활용뿐 아니라 변종 유흥업소가 줄어드는 데도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청년 창업 기업의 입주로 거리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청년 창업희망스타트 지원사업'에 대한 청년 기업인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걸 파악한 미추홀구는 올해 추가로 건물 세 채를 매입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도 젊은 기업인들이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추홀구의 지원사업이 지역 발전 동력의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