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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병원은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의 역할이 중요하다. 총무나 인사 업무 등을 맡은 행정직은 의료진을 '지원'하는 역할에 가깝다. 언론사에서도 기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모든 업무가 중요하지만 기자가 속해 있는 편집국이 언론사의 핵심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몇 년 전 '비편집국'이란 용어를 썼다가 한 선배에게 지적을 받았다. 편집국 중심으로 다른 부서를 명명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비편집국'이란 말을 입에 담지 않았다.

최근 '비'자를 자주 보면서 이 기억이 떠올랐다. 다름 아닌 정부 때문이다. 매일 코로나19 상황을 전파하는 보건복지부는 확진자 수를 이야기할 때 '수도권 00명', '비수도권 00명'이란 표현을 쓴다. 정부 발표는 언론을 통해 기사가 되고 많은 이가 접하게 된다.

정부가 서울·경기·인천을 일컫는 수도권과 나머지 지역(충청·경상·전라·제주·강원)을 구분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조정하다 보니 이런 표현이 나온 듯하다. 언뜻 보면 효율적인 표현 방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경상북도 주민들과 강원도 주민들은 '비수도권'이란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수도권'이란 단어도 서울 중심의 사고가 발현된 결과다. 누구도 다른 이의 이름으로 자신이 불리길 원하지 않는다. 각 도시도 마찬가지다. 모든 지역을 하나하나 호명할 수 없는 점은 이해한다. 이 때문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편할 수 있다. 그렇지만 옳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 나라 전체를 바라보는 정부는 표현 하나하나에 신중해야 한다. 코로나19 국내 발생 현황은 매일 발표된다. 이제라도 '비수도권'이란 표현이 정부 발표에서 사라졌으면 한다. 정부의 더 깊은 고민을 바란다.

단 '비'자를 쓰는 것이 바람직할 때가 있다. '비장애인'과 같은 표현이다. 소수자를 배려하기 위해 이들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수도권'이 소수는 아니다.

/정운 인천본사 경제부 차장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