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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인천공단소방서장
K방역, K팝, K드라마 등 Korea의 첫 글자를 딴 K시리즈로 대한민국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소방에도 화재안전과 관련된 K가 있다. 설 명절 기간 화재는 평소보다 25% 증가한다. 명절에는 가족에게 대접하고 차례를 지내기 위해 많은 음식을 한다. 화기 취급이 늘면서 화재 위험이 커진다. 주방에서 발생한 화재는 'Kitchen'의 앞글자를 따서 K급 화재로 지칭된다. 전이나 튀김 등 기름을 이용한 요리를 하던 중 화재가 발생하면 대부분 당황한 나머지 물을 뿌리는 경우가 많다.

일반 가연물 화재는 물을 이용해서 끄는 방법이 효율적이지만 기름 화재는 절대 물을 사용해선 안 된다. 기름 화재에 물을 뿌리면 물이 기체로 바뀌면서 부피가 팽창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기름이 튀어 화상 위험과 함께 화재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다. 분말 소화기를 이용하면 기름 표면의 불을 잠깐은 끌 수 있으나 기름 온도가 높으므로 다시 불이 붙는다. 이같은 화재에선 배추·상추 등 잎이 큰 채소를 다량으로 넣어 기름 온도를 떨어뜨리거나 젖은 수건을 펴서 불길을 줄이는 임시방편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K급 소화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중이용시설과 아동·노인 복지시설에 있는 주방은 연 면적 25㎡ 미만의 경우 K급 소화기 1대, 25㎡ 이상은 K급 소화기 1대와 분말 소화기를 함께 비치해야 한다. 일반 가정은 K급 소화기 비치 의무가 없으나 안전을 위해 소형 K급 소화기를 두는 게 좋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 속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구내식당에서 마주 앉아 눈을 나누며 식사했으나 이젠 한 방향으로 식사한다. 함께 산책하며 나누던 대화와 웃음은 마스크 뒤로 숨어버렸다. 하지만 우리에게 위안이 될 수 있는 설이 다가오고 있다. 예전과 같을 순 없겠으나 명절은 우리 마음을 위로할 수 있는 날이 될 것이다. 안타깝게도 명절 동안 화재사고를 자주 접하는 만큼 안전 조치에 대비하지 않으면 명절은 친지들과 함께하는 정겨움만을 주지 않는다. 올해는 모두가 안전한 명절을 보내길 기대한다.

/김준태 인천공단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