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업 시급 '백신 접종'등 준비 철저
시민 관심 '금정환승센터 입체화'등도 속도
성과 지상주의 매몰돼 마구잡이 추진 지양
주민들과 소통… 시정 우선순위 구분할 것


한대희 군포시장
한대희 군포시장
1939년 9월 나치 독일은 폴란드로 쳐들어간다. 제2차 세계대전의 시작이다. 이어 덴마크, 노르웨이,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그리고 프랑스까지 독일의 침공은 거침없다. 파죽지세다. 이른바 전격전(Blitzkrieg)이다. 가공할만한 파괴력을 한 곳에 집중해 단기간에 승부를 내는 것이다. 전격전과 대비되는 것이 2차 대전에서 소련이 구사한 종심작전론(Deep Battle Theory)이다. 한 번의 결정적 공격이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의 복합 작전으로 적의 방어체계를 돌파하는 것이다. 이 작전들은 군사적 목표와 무기 체계, 전장(戰場)의 여건 등에 따라 적용된다. 군사작전의 완급(緩急)이라고 할 수 있다.

인생에도 완급이 필요하다. 속도를 내야 할 시기가 있는가 하면 잠시 한숨 돌려야 할 때도 있다. 정책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분초가 아까운 정책이 있는 반면 장기적으로 멀리 내다봐야 하는 정책도 있다. 전자가 코로나19 대응처럼 골든 타임이 적용되는 신속 정책이라면 후자는 도시개발과 같은 장기정책이다. 그런데 정책은 유동적이다. 같은 정책이더라도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 속도를 내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한 템포 줄여야 할 때도 있다. 시정은 여러 사업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제한된 예산으로 사업들에 동일한 비중을 두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선순위(priority)를 정해야 한다. 하지만 시정에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우선순위를 정할 때 최종 판단은 시장의 몫이기에 고민일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시정의 최우선 순위는 코로나19 대응이었다. 올해도 가장 시급하면서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만큼, 장기화에도 대비해야 하는 장기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백신 접종이 추가된다. 충분한 양의 백신과 접종 장소, 지원 인력 등을 확보해야 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코로나19는 최우선 사업이자 골든 타임의 시급한 사업이면서 장기사업이기도 하다. 지난해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올해는 방역과 피해업종 지원, 백신 접종을 시민들이 필요로 할 때 필요한 만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하겠다.

그렇다고 코로나19 대처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 군포의 미래를 개척하는 사업도 중요하기는 매한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금정환승센터 입체화 사업과 당정동 공업지역 활성화 시범사업이다. 이들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 군포시민들을 상대로 한 시정평가에서 95% 안팎의 긍정평가를 받을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대단히 높은 편이다. 장기적이지만 속도를 내야 하는 사업이다. 완급 조절이 필요한 이유다.

지난해 1월 금정환승센터 입체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사전 검토와 구상에 머물렀다면 올해부터는 구체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도상(圖上)단계에서 실전(實戰)단계로 이동하겠다는 것이다. 시정의 답은 현장에 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금정환승센터 사업 현장도 둘러봤다. 사무실에서는 보이지 않던 몇몇 중요한 포인트가 눈에 들어왔다.

현장을 둘러보다가 어딘가로 바삐 걸어가는 시민들에게 눈길이 갔다. 그러면서 이 사업들을 왜 해야 하는지 잠시 생각해봤다. 시민들의 미래가 달려 있는 사업들이다. 이제 답과 길은 정해졌다. 시정의 궁극적 목적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자면 시정이 적극 나서야 한다. 삶이 편해지면 외부인들도 군포를 찾을 것이고 인구는 늘어날 것이다. 공자(孔子)의 제자 자로(子路)가 공자에게 정치의 요체가 무엇인지 묻자, 공자는 "백성에게 모범을 보이고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또 섭공(葉公)의 질문에 대해 공자는 "정치란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은 기뻐하고 멀리 있는 사람은 찾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시정은 그 과정도 중요하지만 성적표로 따진다고 했다. 그렇다고 성과 지상주의에 매몰돼서는 안 될 것이다. 올해도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정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시정 효율화를 위한 완급 조절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 시민들과의 소통은 기본이다. 내실 있고 속도감 있는 시정에 매진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해본다. 공자의 가르침대로 시민들을 위해 솔선수범하면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뚝심 있게 나아가겠다.

/한대희 군포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