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현안인 비정규직 정규직화
코로나19로 공항·항공업계 위기
활주로 예정지 골프장 소송전 등
"위기극복·미래경쟁력 확보위해
임직원 한 뜻 모으는 것이 중요"
김경욱 제9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일 취임했다. 이날 취임식을 한 김경욱 사장은 국토교통부 출신으로, 지난달 초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내정됐다.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지난해 9월 구본환 전 사장 해임 이후 100일 넘게 공석이었다.
인천공항은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구본환 전 사장의 해임으로 공석이 된 상태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김경욱 사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이유다.
김 사장은 취임 첫 일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이날 취임식은 청사 입구에서 출입을 막은 노조원들로 인해 40분 정도 지연됐다. 인천공항공사 노조는 앞서 '김경욱 사장 취임 반대'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날 모습에서 보듯 인천공항공사 최대 현안 중 하나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다. 구본환 전 사장이 보안검색요원 1천902명을 인천공항공사 소속 직원으로 고용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논란이 불붙었다.
인천공항공사 노조 등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다"고 반발했고, 공개경쟁채용 방식의 직고용 과정에서 기존 비정규직 일부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컸다. 또 취업준비생까지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날 취임식에서 김 사장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임직원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사명감은 지시를 한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전 구성원이 대화하고 공감해야 가능하다. 사장부터 (직원들과)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화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항·항공업계 위기도 진행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해 4천억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는 더 큰 규모의 적자가 예상된다. 세계 최고를 자랑했던 인천공항 면세점은 다수 매장이 문을 닫을 상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활주로 예정지 골프장 운영사업자와 소송도 벌이고 있다.
오는 3월 개항 20주년을 맞는 인천공항공사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것도 김경욱 사장의 역할이다. 김 사장은 "미래 변화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 또 발생할 수 있으며 4차 산업혁명 기술 변화 등이 인천공항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했다.
또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한두 명의 힘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임직원 전체의 지혜를 모아서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욱 사장의 취임사 이후 장기호 인천공항공사 노조위원장이 축사를 했다. 노조는 취임식에 앞서 출근을 저지하는 등 취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장 위원장은 "(정규직 전환은) 조합원의 요구 사항과 정서를 바탕으로 공감할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며 "노조는 김 사장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공사 발전을 위해서 함께 전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김경욱 사장 첫 일정의 시작과 끝의 분위기가 바뀐 셈이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