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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남 산청군의 한 도로에서 남양주FC 축구클럽 소속 버스가 가로수를 들이받아 학생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현장 모습. 2021.2.2 /경남소방본부 제공

학교운동부·체육시설로 분류 안돼
경기도교육청·지자체 감독 못받아
비용 아끼려고 코치가 버스 운전도

도내 4500여명이 '사설단체' 소속
공공 영역의 밖… 제도적 고민 필요


지난 2일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한 남양주FC축구클럽은 '사설스포츠클럽'이다. 해당 축구클럽 학생들은 대한축구협회에 소속된 학생선수이지만, 학교에 소속된 학교운동부가 아니라서 경기도교육청의 허가·관리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체육시설로도 분류되지 않아 지자체인 남양주시에 등록되지 않았다. 사실상 어느 기관의 관리도 받지 않는 '사각지대'로 운영됐지만 축구선수를 꿈꾸는 도내 초·중·고생 축구팀의 약 80%가 이들 사설스포츠클럽에 소속돼 훈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코치는 왜 운전대를 잡았나

이날 버스에는 초등학교 선수 6명과 중학교 선수 22명, 감독 1명, 코치 2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로 중학교 선수 1명이 사망했고 2명의 중학교 선수와 코치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중상을 당한 코치는 당시 학생들이 탄 45인승 전세버스를 운전 중이었고 가로수를 들이받으며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을 한 코치는 대형 면허가 있고 음주나 졸음운전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며 "현재 운전자는 1차 조사에서 브레이크 이상을 진술했다. 오늘(3일) 도로교통공단에서 현장 조사를 했고 5일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차량 검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면허가 있다고 해도 45인승 전세버스를 운전하는 일은 쉽지 않다. 전세버스 운전기사인 이모(55)씨는 "대형면허가 있으면 45인승 버스를 운전할 수 있지만 보통 버스 기사들은 버스운전자 자격증을 따야 하고 견습기간도 필요하다. 소정시간 연습도 해야 하고 시험을 봐서 60점 이상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기사가 아닌 운동코치가 운전대를 잡은 이유는 뭘까. 스포츠시설 업계에서는 결국 '운영비'가 원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도내에서 유소년축구단을 운영한 한 구단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시설은 학부모들에게 운영비를 받아 운영을 해야 하는 만큼 (비용을 아끼려고) 전지훈련 때 코치들이 운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시 보조를 받는)시립 유소년 축구단의 경우 전세 버스 계약을 통해 이동을 한다"고 설명했다.

■ '자유업'으로 분류된 축구 사설스포츠클럽


남양주FC축구클럽은 사설스포츠클럽이다. 쉽게 말해 학부모들이 지불한 교육비로 운영되는 학원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축구클럽이 학원은 아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음악, 미술학원과 비슷하게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설업체다. 그러나 체육시설은 교육청 관리대상이 아니다. 지자체에서 등록허가를 내고 관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학원 대상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대해서도 "현재 학교운동부는 방학 중 전지훈련이 금지됐고 학원도 운영제한을 받지만, 사설스포츠클럽은 관리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남양주시는 해당 스포츠클럽이 등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적용받지 않고 '자유업'으로 국세청에 사업자등록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다.

시 관계자는 "축구클럽, 배드민턴장 등은 체육시설로 분류가 안 돼 지자체 등록 및 신고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어린 학생이 희생돼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기준 도내 학교운동부 소속 학생선수는 8천633명이고 사설스포츠클럽 소속 학생선수는 4천500여명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축구협회 관계자는 "클럽팀은 최근 10여년간 매년 10%씩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며 "올해 기준으로 도내 초·중·고교 클럽팀은 216개로 학교 운동부 대비 80% 수준"이라고 말했다.

도교육청도 "특히 축구, 야구 등은 워낙 학생 수요가 많아 학교운동부와 G스포츠클럽 등 공공의 영역 밖에서 운동하는 학생선수가 많은 편"이라며 "안타까운 사고지만 이들 사설클럽에 대한 권한이 교육청에 없다. 이에 대한 제도적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다.

/공지영·이원근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