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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전경. /경인일보DB
 

인천 백령도의 한 작은 마을에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이웃 주민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피해자와 가족은 좁은 섬마을에서 가해자와 계속 마주치며 그날의 끔찍한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 거주하는 70대 A씨가 지난해 10월 이웃 주민인 80대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B씨는 가족들이 집을 비운 틈을 타 거동이 불편한 A씨를 찾아와 성추행했다. A씨 가족은 B씨의 성추행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초까지 3차례에 걸쳐 반복됐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가족은 지난해 11월 말 경찰에 B씨를 신고했다. 한 달쯤 지났을까. 경찰로부터 B씨가 성추행 혐의로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다는 것을 통보받은 A씨 가족은 그렇게 분을 삼키며 하루빨리 악몽에서 벗어나길 바랐다.

하지만 A씨 가족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B씨가 입건된 이후에도 A씨 가족은 좁은 섬마을에서 계속 그와 마주쳐야 했기 때문이다. 거동이 불편한 A씨는 당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집 안에만 머무는데, B씨는 버젓이 마을을 돌아다니고 있다고 A씨 가족은 분통을 터뜨렸다.

불미스러운 이 사건은 금방 마을 전체로 퍼져나갔다. 백령도의 한 주민은 "안 좋은 일이다 보니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지만, 대부분이 알고 있다"며 "집안 사정도 다 아는 사이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A씨 가족은 "B씨가 인근 마을로 이사 갔지만 섬 지역이어서 원치 않아도 그가 길거리를 다니는 모습을 자주 목격할 수밖에 없어 원망스럽다"며 "경찰이나 군에서 우리 가족이 B씨와 마주치지 않도록 어떠한 방법이라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