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안전 분야도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바탕으로 할 때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현대 소방 시스템으로부터 보호받는 시민이 많으나 여전히 사회 안전망에서 소외된 계층이 있다. 사회 고위 계층은 이들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복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 특히 부평의 경우 주민 49만명 중에는 안전 사각지대에 놓인 기초생활수급대상자를 비롯해 65세 이상 고령층 약 10만명과 다문화가정 6천여 가구가 포함돼 있다.
정부는 오는 2022년까지 화재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소화기·화재 감지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을 보급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부평소방서는 대상 가구 90%에 소방시설을 지원했고, 올해까지 나머지 가구에도 이를 지급할 예정이다.
정부의 사회 안전망 구축 사업이 순탄하게 이뤄졌던 이유는 적극적인 정책 수립·추진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의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가 큰 몫을 했다. 최근 3년간 부평소방서와 함께한 사회적 기업은 총 9곳으로, 그간 전달한 주택용 소방시설만 1천여 개에 달한다.
때때로 신문 사회면을 떠들썩하게 장식한 일부 기업의 이기적이고 비난받는 활동에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그러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기업들의 모범적인 행보는 사회 취약계층의 주거 안전을 확보하는 데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다가오는 설을 앞두고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하는 가족이나 친구 또는 이웃에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여 서로 훈훈한 나눔을 이어나가는 따뜻한 명절이 되길 기대해본다.
/김기영 부평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