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구장 스포츠복합쇼핑몰 구상
1㎞ 거리에 롯데百 인천터미널점
2018년 철수했던 상권놓고 재격돌
스타필드 청라 등 '인천 공략' 적극
일각, 롯데 '구월동 부지 개발' 전망
인천의 핵심 상권을 놓고 치열하게 펼쳐진 신세계와 롯데의 '유통 대전'이 신세계의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 인수로 2년 만에 재개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이달 설 명절 전후로 신세계그룹과 태스크포스(TF) 형태의 소통 창구를 마련해 SK 와이번스 홈구장인 '인천SK행복드림구장'(문학경기장) 활용 방안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시는 신세계와 SK가 이달 중 본계약을 체결하면 문학경기장 민간 수탁자를 신세계 야구단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현재 SK 와이번스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인천시 소유의 문학경기장을 '스포츠복합쇼핑몰'로 재단장한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장 시설 변경이나 리모델링 등을 위해서는 인천시와 협의가 필요하다.
문학경기장에서 직선거리로 1㎞가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이 있다.
신세계는 1997년부터 인천시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현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서 21년 동안이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운영하다 인천시·롯데와의 소송전에서 패소해 2018년 말 철수했다. 신세계 입장에서는 인천의 노른자위로 꼽히는 상권을 롯데에 빼앗겼다고 볼 수도 있는 셈이다.
신세계가 쇼핑과 스포츠를 결합한 프로야구단 운영을 예고하면서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인근 지역이 '유통 라이벌'의 격전지가 되는 모양새다.
롯데는 2013년 인천터미널 부지(7만7천여㎡)에 이어 2015년 인근 옛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5만8천여㎡)까지 사들여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의 구월동 일대 복합개발사업은 개발 첫 단계인 지구단위계획 변경 요청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지지부진하다.
인천시는 롯데 측 개발 계획이 늦어지자 해당 부지의 난개발 방지를 위해 도시관리계획상 특별계획구역으로 묶어놓은 상태다. 시 관계자는 "롯데 측으로부터 지구단위계획 변경 요청을 받는 등 아직 관련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백화점 철수 이후 인천에서 이렇다 할 대규모 사업장이 없던 신세계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인천 공략에 나서는 형국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5월 서구 청라국제도시 일원 16만5천㎡ 부지에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 청라' 건립사업을 착공했다. 신세계 측이 인천에 돔구장을 짓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스타필드 청라와 연계할지, 문학경기장을 리모델링할지도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는 신세계의 공격적인 인천 진출이 멈춰있는 롯데의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움직이게 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 관련기사 3면(2002년 '구월동 상권' 시작…올해 프로야구로 잇는 라이벌경쟁)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