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을 떠났던 남양주의 축구클럽 학생들이 훈련장소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숨지거나 다쳤다. 이들을 태운 승합차는 코치가 운전했다.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코치가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학생들이 소속된 클럽이었지만 교육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행정기관도 이런 클럽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경기도내에 수백개 축구클럽이 있는데도 당국의 관리가 안 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다. 학부모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운영하는 축구클럽의 열악한 환경과 당국의 무관심 속에 청소년들이 희생되고 있다.
지난 2일 경남 산청군에서 남양주FC 학생들을 태운 버스가 가로수와 충돌하면서 1명이 숨지고 3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차량에는 초등학교 선수 6명과 중학교 선수 22명, 감독 1명, 코치 2명이 타고 있었다. 버스를 몰다 가로수를 들이받은 코치는 중상을 입었다. 축구클럽 코치가 코치 겸 대형 버스 운전까지 맡아서 한 것이다. 해당 코치는 대형 버스 운전면허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치를 겸하면서 버스 운전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랐을 것으로 보인다. 운영비를 아끼기 위해 전문기사를 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자체 보조를 받는 유소년 축구단의 경우 전세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사고가 난 축구단은 '사설 스포츠클럽'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허가 및 관리 대상이 아니다. 이들 학생은 대한축구협회에 소속된 학생 선수지만 학교에 소속된 학교운동부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체육시설로도 분류되지 않아 담당 지자체에 등록되지도 않았다. 축구선수를 꿈꾸고 있는 도내 초·중·고생 축구팀의 약 80%가 이들 사설스포츠클럽에 소속돼 훈련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도 사실상 어느 기관의 관리도 받지 못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남양주FC는 학부모들의 지원금으로 운영된다. 교육청 관리대상도 아니고, 그렇다고 지자체에 등록된 것도 아니다. 체육시설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적용을 받지 않고 '자유업'으로 국세청에 사업등록만 하면 운영이 가능하다. 클럽팀은 매년 10%씩 증가한다. 사고가 발생한 스포츠클럽이 어느 한 곳이라도 제도적 보호 또는 지원이 있었다면 참담한 결과는 피할 수 있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학생들이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사설]총체적 문제 드러낸 축구클럽 교통사고
입력 2021-02-04 20:22
수정 2021-02-04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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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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