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원 들여 시장 현대화 했지만
출·입구 폭 좁고 정산시스템 미비
영수증 수동처리 차량 엉키기 예사
시의회 "후진적 설치… 개선하라"
성남시가 수백억원을 들여 수정구 태평동 소재 중앙공설시장을 현대화(1월29일자 7면 보도=성남 중앙시장, 지상 7층 규모로 '중앙공설시장 재탄생')했지만 막상 주차장 설계·시스템 등에서 후진적 문제를 드러내며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3시20분께 중앙공설시장 주차장 출·입구 차단기가 설치된 3층에서는 차량 30여대가 엉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중앙공설시장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368억원이 투입된 현대화 공사를 통해 지난 2월1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연면적 2만1천490㎡,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로 주차장(460면)은 3~7층에 조성됐다.
차단기가 설치된 주차장 출·입구는 3층 1곳으로 중앙공설시장 좌측 도로와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문제는 들어오고 나가는 차량들은 차단기를 바로 앞에 두고 90도 우·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2대가 동시에 지나다니기에는 폭이 넉넉지 않아 충돌 위험이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이날 현장에는 주차장 관리 직원이 나와 일일이 차량 입·출을 통제·안내했다.
여기에다 별도의 할인권이나 전산시스템이 없어 장을 본 시민이 주차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영수증이 필요한데, 이때 차단기 옆 무인정산기에서 직원 호출을 누르고 카메라에 영수증을 보여 주면 직원이 나와 일일이 수동으로 영수증을 확인한 후 주차비를 정산한다.
이처럼 주차장 설계 문제와 수동 정산방식이 겹치면서 중앙공설시장은 이날처럼 주차장 입·출구가 꽉 막혀버리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은 "직원에게 무슨 주차장 시스템이 이러냐고 했더니 죄송하다는 말만 하더라"고 푸념했다.
주차장 문제는 성남시의회에서도 도마에 올랐다. 김선임 의원은 지난 4일 임시회 본회의에서 "차단기 앞에서만 10분을 기다려야 한다. 당초에 시설공사과에서 설계, 감리, 시공한 주차장이 크게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에 어떻게 이런 구시대적인 시설물이 나올 수 있는지 기가 차다.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주차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