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을 고의로 내지 않는 체납이나, 적게 내는 탈루 등 탈세와의 전쟁은 모든 나라의 오래된 숙제이자 골칫거리다. 세금을 회피하는 탈세 수법이 대범하고 정교해질수록 이를 막는 조세 정책도 강력해지고 진화하지만, 기본적으로 안 내고 버티는 사람에겐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다. 국세청과 자치단체들이 납세 압박 수단으로 활용 중인 상습 체납자 명단 공개도 파렴치한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최근 경기도에서 벌이고 있는 체납 세금 징수 정책이 돋보인다. 체납 세금 징수에 열정을 쏟는 이재명 도지사 덕분이다. 이 지사는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며 체납 세금 회수를 위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도록 독려했다. 전국 최초로 시행된 징수 수단이 한둘이 아니다.
수표 조회가 대표적이다. 금융기관 2곳을 통해 체납자들이 보유한 수표를 조회, 가택 수색을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2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징수하는 성과를 냈다. 지난해에는 시범적으로 금융기관 2곳만 대상으로 했지만 올해는 1금융권 전체를 대상으로 수표 조회를 확대, 더 많은 체납자들을 찾아낸다는 방침이다.
광역단체에선 처음으로 체납자들이 보유한 새마을금고, 단위농협 등 지역금융기관 예금을 전수 조회해 70억원이 넘는 세금을 징수하기도 했다. 1금융기관의 예금 보유 현황은 행정기관에서 바로 조회할 수 있지만 2금융기관은 이런 시스템이 없어 재산을 숨기는 곳으로 악용된 점을 감안한 것이다.
체납자들이 해외로 도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출국 금지까지 요청했다. 특히 외국인 체납자들은 해외로 출국하면 추적이 어려워 세금 징수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했다. 과태료 등 세외수입을 내지 않은 체납자를 전수조사해 법원 공탁금을 압류 처분하기도 했다.
급기야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선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감금하는 감치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납부 능력이 있는데도 과태료를 1년 이상, 1천만원 이상 내지 않은 1천106명이 대상이다. 이르면 3월 중 지방검찰청에 요청해 단행할 전망인데 경기도로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이례적으로 강한 조치다.
경기도의 정책 기조는 공정이다. 내야 할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채 누군가 낸 세금으로 마련된 복지 제도, 지원책에 편승하는 얌체 짓 역시 불공정이다. 경기도의 과감한 체납세 징수행정을 응원한다.
[사설]탈세와 전면전 벌이는 경기도를 응원한다
입력 2021-02-09 20:18
수정 2021-02-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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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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