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서원 창가집 사건 등 투신
독자적인 집단 활동 유독 많아
인천대학교가 개성에서 출발한 인천 송도고등학교 출신으로 일제에 맞선 인물을 70명 넘게 새로 발굴해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하기로 했다. 송도고 출신으로 정부 독립유공자 포상을 받았거나 포상 신청 대상인 인물은 현재까지 97명으로 학교 자체가 독립운동의 산실로 재평가받고 있다.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송도고 출신 인물 73명의 공적을 정리해 곧 국가보훈처에 독립유공자 포상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독립유공자로 포상받은 송도고 출신 인물은 11명이다.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가 지난해 8월 광복절을 맞아 독립유공자로 신청한 558명 가운데 송도고 출신은 13명이고, 이번에 새로 신청하는 인물이 73명이다. 송도고가 배출한 독립운동가는 97명에 달한다.
이번에 인천대가 발굴한 송도고 독립운동가들은 '한영서원 창가집 사건'(1915년)과 '개성격문 사건'(1932년), 1930년대 반제국주의 운동 등을 통해 반일 활동에 투신했다.
1919년 3·1 만세시위, 1926년 6·10 만세시위, 1929년 광주학생의거 등 전국적으로 일어난 굵직한 독립운동 이외에 독자적인 집단운동이 있었기에 송도고 출신 독립운동가가 다른 학교 출신보다 유독 많다는 게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의 설명이다.
송도고는 1906년 10월3일 개성 송악산 아래 산지현에서 개원한 한영서원을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1917년 송도고등보통학교(송도고보)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1952년 인천으로 피란해 개교했다.
송도고 설립자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윤치호(1865~1945)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인천대 독립운동사연구소는 진짜 설립자는 윤치호가 아닌 미국인 목사 왓슨(W.A. Wasson)이란 자료들을 찾아 공개했다.
이태룡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이 정부 포상을 신청할 잊힌 송도고 출신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다가 학교 설립자가 윤치호가 아닌 미국인 선교사였다는 새로운 기록까지 발견한 것이다.
이태룡 소장은 "일제강점기 송도고보 출신으로 반일 활동을 하다 체포돼 순국하거나 고초를 겪은 분은 여느 학교 출신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새로 발굴된 '송도고 출신 독립운동가' 73명은?)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