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 촉구하며 국회의사당앞 항의
인천시교육청 '기후위기대응' 제시
천혜의 갯벌·150여개 섬 활용
생태·환경교육 실천할 때다

영화는 빙하의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환경사진작가인 '제임스 발로그'의 험난한 여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혹독한 환경조건을 갖춘 북극지방에 온도에 민감한 카메라를 설치하고 기술적, 재정적 어려움과 함께 건강상의 문제도 있지만 이를 극복하고 2천300여장의 사진을 찍는 데 성공한다. 수년 동안 아이슬란드, 그린란드, 알래스카 등 주요 빙하지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저속촬영으로 빙하가 매년 수십미터씩 후퇴하고 있다는 사실을 영상으로 제시하였다. 더욱이 이 사실은 통계학자나 과학자의 데이터보다 자신이 직접 촬영한 영상자료가 훨씬 사실적임을 강연장에서 공개하고 있다.
이처럼 지구의 온난화는 극지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지구 전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첫째, 지구 평균 기온이 지난 100년(1906∼2005년)간 0.8도 상승했으며, 특히 최근 50년간은 매십년마다 0.13도씩 상승하여 100년간의 상승 폭보다 2배 정도 높았다. 이와 같은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생물은 멸종 위기에 처하고 있으며 희귀동물로 분류된 종의 73%가 서식지 파괴에 놓여있다고 한다. 둘째, 극지방 및 히말라야와 같은 고산지대 빙하의 녹는 속도가 빨라지고 극지 해안가는 얼음 대신 땅이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얼음이 녹는다면 해수면이 66m 정도 상승해 지구상의 여러 해안 도시는 물에 잠기고 가뭄, 홍수, 폭염, 전염병과 함께 식량위기를 가져온다고 한다. 셋째, 빙하가 녹으면 그동안 빙하 속에 들어있던 고대의 바이러스들이 나와서 현대의 생명체를 감염시킬 수 있고, 특히 사람의 면역체계 또한 위협할 수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이미 모든 사람의 문제임을 깨달아야 한다. 2018년 스웨덴의 어린 소녀 '그레타 툰베리'는 학교에 가는 대신 국회의사당 앞 인도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를 시작했다. 기후변화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어른들에 대해 항의하고, 대책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어린 소녀의 용기 있는 행동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이 반응했고, 기후위기에 대한 실천을 끌어내어 2019년 열여섯 살이라는 최연소 나이로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를 만큼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인천시교육청에서는 학교환경교육진흥 조례에 따라 2021학년도 역점 정책사업으로 기후위기대응 및 생태환경교육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 자원순환 공동실천 활동에 '잠자는 서랍 속 자원 캐기'가 눈에 들어왔다. 폐휴대폰과 전지를 학교별로 수거하여 자원공제조합에서 일괄적으로 수거 후 유용 금속을 추출하고 재활용하여 이익금을 기부하는데, 이를 아프리카 고릴라서식지 보전 또는 동아시아 황사 발원지의 나무 심기 지원, 초원지대 유목민의 이동식 태양광 패널 지원 등에 사용하는 아이디어다. 또 하나는 생태환경 교육의 확대로 생태시민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미 코로나19 창궐로 인해 교육은 국가 및 지역이 중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경인지역은 이러한 교육 자원을 모두 갖추고 있고, 이러한 자원을 활용한 기후생태교육이 필요하다. 생물종을 알기 위한 생물 다양성 교육, 해양환경교육 등은 이런 지역 자원을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인천은 육지와 경기만이라는 천혜의 갯벌, 150여개의 섬을 가진 자연생태와 함께 국립생물자원관이라는 환경관련시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여건을 이용하여 생태 및 환경교육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다만 이러한 사업과 프로그램들이 성과만을 목표로 하지 말고 일상생활에서 실천되고 지속성이 있기를 바란다. 이제는 기후변화를 지나 기후 위기의 시대이며, 국가와 정치를 떠나 전 세계 사람들의 문제이다.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지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미래가 없는데 미래 교육이 왜 필요할까요?'라는 어떤 학생의 질문에 관계자들은 명확한 답변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그레타 툰베리'의 외침처럼 학생과 더불어 시민들이 기후 위기를 인식하고 행동에 나설 때다.
/심현보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