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품질검수단 운영 성과에도
공사 전체 품질 향상에 한계 있어
과학적 검증된 방식으로 시공하고
내 집 짓는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현장 관계자들은 안전 최우선을

장덕배(경기도 공동주택 품질검수단 위원·동양미래대학교 교수)
장덕배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검수단 위원·동양미래대학교 교수
누구나 행복하고 편안한 주택에서 살고 싶어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주택은 보금자리 이외의 큰 의미가 있는데, 재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한국은행 등이 전국 2만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6년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 순자산에서 부동산 등 실물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90.7%로 부동산에 거의 대부분 올인한다. 그래서 주택을 구입하고 입주하는 과정에서 주택 품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고 까다로운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주택 건축공사는 건축을 기본으로 토목·기계·전기·소방 등의 여러 분야가 협업하여 진행하는데, 공종간의 연계로 시간에 쫓기다 보니 사소한 부분에 대해 못 보거나 별 대수롭지 않게 그냥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부분이 결국 하자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시공한 건설사나 건축관계자 전체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경기도에서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2007년부터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검수단'을 구성하여 운영하고 있다. 많은 결함을 확인하고 개선안을 제시해 줌으로써 입주자들의 불편사항을 개선하는 등의 성과도 많았다.

그러나 품질검수를 하루 받았다고 공사 전체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건설회사의 성실한 시공 의지와 근로자 및 관리감독자들의 책임의식이 조화롭게 운영되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현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검수 위원으로서 공동주택 품질향상을 위한 기본적인 방안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공사에 대한 기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공사현장 품질검수를 다니다 보면 공사를 하면서 설계도면, 각종 지침서 등 기본도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본인들이 해왔던 방식으로 시공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기본도서는 해당분야 전문가들의 실증 경험과 과학적 실험을 토대로 만든 가장 알맞은 공사과정의 기준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무시하고 가지만의 방식으로 시공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주택은 수십년을 가족과 함께 지내야 하는 소중한 공간이므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식으로 지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보이지 않는 곳은 더욱 철저히 시공해야 한다. 요즘 유튜브에 '부실시공'을 검색하면 보수공사를 위해 발코니 벽면을 철거해 보니 단열재가 없거나 쓰레기로 가득 채워진 경우가 많다. 이것은 건설기술자로서 기본 양심을 버린 범죄행위이며, 관리자 및 감리자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건설관계자들은 내집을 짓는다는 생각으로 공사에 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건설현장에서 관계자들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2017년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에 따르면 건설재해의 원인으로 작업자의 부주의가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작업환경 불량 23%, 안전장구 불량 등 기타 7%로 나타났다. 개선을 위해서는 안전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특히 안전사고 유형별 발생 원인, 예방책 등을 담은 책자를 발간해 각 현장에 배치하는 등 안전사고가 나에게도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해 안전에 대한 관행을 바꿔야 한다.

올해 1월 24일부터 공동주택 품질 향상을 위해 주택법에 입주예정자의 사전방문 점검과 지자체의 공동주택 품질점검제도가 도입·시행됐다.

법제의 개선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건설관계자들의 품질·안전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며 나아가 건설인의 대국민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도 모두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장덕배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검수단 위원·동양미래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