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잇따라 코로나19 확진 판정(2월10일자 6면 보도=인천 서구 고교서 학생 4명 양성…교직원 등 포함 430명 전수검사)을 받은 가운데 이 학생들이 다녀간 코인노래방에서 감염이 번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인노래방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생과 같은 학원에 다니는 학생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지고 있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인천 서구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방문한 코인노래방 이용자 113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한 결과, 1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서구는 이 코인노래방을 이용한 고등학생이 9일 확진 판정을 받자 같은 날 방문자에 대해 전수검사를 진행했다.

방역 당국은 노래를 부르면서 침방울(비말)이 많이 생성된 데다 방이 매우 좁고 환기가 쉽지 않은 코인노래방의 공간적 특성이 코로나19 전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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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의 집합금지가 2주 연장되면서 일부 헬스장 업주들이 방역조치에 불복하고 문을 열며 반발하고 나섰다. 2021.1.4 /연합뉴스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들의 경우 약 5㎡의 비좁은 방에 4명이 함께 들어가 노래를 불렀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 방역지침에는 8㎡당 1명이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학생들은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코인노래방에 있던 학생들이 문을 열고 드나드는 과정에서 야외가 아닌 공용 공간인 복도로 내부 공기가 퍼지면서 주변을 감염시켰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같은 노래방에 있었던 다른 방에 있던 학생 등도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해당 코인노래방 확진자를 중심으로 한 지역사회 'n차 감염'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고등학생과 같은 학원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 1명이 코로나19에 걸렸고, 코인노래방에서 감염된 확진자 가족 중 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까지 코인노래방 관련 확진자만 19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중에는 무증상자가 많고, 감염 노출 기간이 5일부터 12일까지로 길어 접촉자 가운데 추가로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서구 관계자는 "역학 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가 확진자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구는 해당 코인노래방이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코로나19가 확산한 것으로 보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관계자를 고발할 방침이다.

/이진호·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