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발 작년 '지구촌 관광' 최악
국내 피해액도 13조… 그럼에도
도·도의회, 착한여행캠페인 등
업계위한 '발빠른 대책' 큰 도움
정부도 위기극복 과감한 지원을

김진만 한국관광유람선업협회 회장
김진만 한국관광유람선업협회장
세계관광기구(UNWTO) 통계에 의하면 2020년 국제여행객은 74% 감소했고, 관광업계 손실은 1조3천억 달러(약 1천453조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1억~1억2천만개의 일자리가 위기에 처할 정도로 관광산업에 있어서 역사상 최악의 해였다. 관광산업은 산업 전반의 몰락과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큰 위험에 직면하고 있으며, 2023년에서야 관광산업이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여행업협회(KATA) 통계에 따르면 한국관광산업 또한 2020년 산업 수입 감소액 21조5천억원, 그 피해액만 13조원이며 여행 종사자 10만명이 자리를 잃었다. 이뿐 아니라 국내외 여행객이 80% 이상 급감해 여행사, 여행업계, 관광지는 위기를 넘어 생존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시기에 국가적 차원의 지원은 여행바우처 등을 통한 관광업계 활성화 방안이다. 관광진흥기금을 통한 자금 지원은 대부분 영세한 관광사업자들이 담보 제공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으며, 자영업자의 생계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 GDP의 10.2%, 전 세계 노동인구의 9분의1을 고용해 농업의 5배에 이르는 고용 창출 효과가 있다. 국내 GDP 중 5.4%를 점하고 인구 중 5.6%가 종사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지만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지켜본 경기도의 접근 방식은 달랐다. 코로나19가 발발하자마자 민관합동회의를 개최, 관광업계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팔을 걷고 나섰다.

경기도에 위치한 관광지 방문객이 급감하자 2021년 말까지 사용이 가능한 주요 관광지 입장권을 경기도가 50% 지원하고 업체는 20% 할인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는 30%의 비용으로 구매가 가능한 '착한여행캠페인'을 추진했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 경기 활성화를 꾀했고, 참여 업체는 약 4천만~5천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는 등 관광업계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이외에도 도의회 차원에서 관광업계 지원의 필요성을 공감하여 관광진흥조례를 개정해 전국 최초로 코로나19 등 재난 상황 발생에 따른 영업 피해에 대한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이를 토대로 인건비(4대 보험), 운영비(임차료), 종사자 4대 보험료 등을 지원해 일자리 유지와 종사자 생활 안정, 관광 수요 창출에 기여했다. 이는 홍보 마케팅 위주인 타 지자체 지원 사업과 확연하게 차별화된다 할 수 있다.

경기도에서 이런 정책을 추진하자 타 지자체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부산·대구·경북·제주·광주 등)하였을 뿐 아니라 국내 여행 조기 예약(문체부), 숙박대전(한국관광공사) 같은 업계 지원 유사사업이 추진됐다.

작년 2월 국무총리가 경기도를 방문했을 때 도지사가 직접 관광진흥기금 상환기간 유예를 건의해 1천억원 규모의 상환기간 유예가 수용됐다. 또 2020년 9월 종료되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을 2021년 3월까지 연장해야 한다고 건의하는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선제적 조치들을 추진했다.

정부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보급 등을 통해 올해 말 국민 집단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관광산업의 정상화까지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이 더 소요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한국관광유람선업을 비롯한 관광업계 전체의 생존을 위한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전체 관광업계를 대표해 강력하게 요청하고 싶다.

경기도가 해냈듯이 업계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하고, 어떤 것은 안되고 어떤 것은 된다는 식의 접근이 아닌 '되게 한다'는 사고방식의 전환을 기대한다. 이런 지원이 이루어질 때 업계에서도 종사자들의 일자리가 감소하지 않도록 고통을 분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진만 한국관광유람선업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