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교사 실천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인 이들 교사는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전 지구적인 환경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활동에 나선다.
23일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비대면 발대식을 치른 실천단에 참가하기로 한 초·중·고 교사들의 소감과 향후 포부 등을 들어봤다.
■ 김다미 인천은봉초등학교 교사, "아이들, 국내에도 열대과일 자라 신기해 해"
더 많은 교사들에 알려지길 바라
환경 생각 몸에 밴 어른 성장하길
김다미 은봉초 교사는 '기후위기 대응 교사 실천단'이 꾸려진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반가웠다고 했다. 힘을 보태고 싶었던 그는 한치의 고민도 없이 실천단 문을 두드렸다.
그는 "인천 교사들이 기후위기 대응과 환경 생태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이 반가웠다"며 "인천의 다른 교사들한테도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환경을 지키려는 마음은 자라나는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서 꼭 갖춰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버린 페트병이 바다 건너 중국에서 발견될 수 있고 다른 나라에서 버린 쓰레기가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될 수 있는 것처럼, 다른 나라의 환경 문제가 우리나라의 문제가 되고 나아가 모든 인류와 전 지구의 문제가 된다"면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환경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아이들도 기후위기가 더는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김 교사는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은 예년보다 봄·가을이 짧아진 이유를 궁금해하고, 열대 과일이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것을 신기해한다"고 전했다.
그는 "지금의 환경 문제는 어른들의 책임이 크다"며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위해 더 늦지 않게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 가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의 아이들이 환경을 생각하는 행동이 몸에 밴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김 교사는 "환경교육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환경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교사들의 노력이 인천 교육에 잘 녹아들어 결실을 이뤄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상미 인천 동암중학교 교사, "교사도 수업에 기후위기 녹여내는 법 고민"
그간 학생과 실천 함께하지 못해
무엇을 어떻게할지 서로 생각 공유
김상미 동암중 교사는 일상에서 환경 지키기를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실천을 학생과 함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교사로서 늘 아쉬웠다고 한다.
그는 "기후위기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우리가 모두 한마음으로 실천해도 이루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정작 교사로서 학생들과 교실에서 함께한 것은 많지 않았다"고 했다.
또 "앞으로 많은 선생님과 수업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할지 도움을 주고받고 또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고 했다.
김 교사가 속한 동암중학교는 올해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환경 관련 혁신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데 중점을 두기로 했다.
자신을 포함해 교사 4명이 실천단에 참여할 정도로 교내에서도 관심도가 높은 사안이 바로 '기후위기'란 것이 그의 얘기다.
김 교사는 "교사 대부분이 각자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뿐이지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업에서 이런 것들을 어떻게 녹여낼 것인지 고민하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사 실천단 활동이 우리가 당면한 환경 문제에 대해 더 고민하고 실천을 위해 스스로 채찍질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교사들이 힘을 모은다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조혜선 인천 계양고등학교 교사, "환경 동아리 활동, 의미 있고 입시에도 도움"
심각해지는 온난화 경각심 느껴
학생도 관련교육 받을 권리 있어
조혜선 계양고 교사는 환경의 중요성을 잊고 사는 지금과 같은 삶의 방식이 더는 계속돼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 실천단에 참여했다. 지구 온난화는 더욱 심해지고, 태풍·홍수·폭염·폭설 등 각종 재해도 잦아지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이 제대로 된 환경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고 이를 위해 학교가 중요한 거점 역할을 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조 교사는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다. 꼭 필요한 게 환경 교육이고, 배운 대로 실천하는 것"이라며 "학교가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 교사는 주변 교사들과 조금만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교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동료 교사 중에는 일회용 종이컵을 쓰지 않고, 분리수거를 철저히 하는 등 환경을 지키기 위해 실천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면서 "'기후위기 대응 교사 실천단'에 참여하는 교사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머지않아 해법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는 올해 학생들과 함께 환경동아리를 본격적으로 운영해볼 생각이다. 기후위기와 생태·환경 활동으로 학생들의 대학 입시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금의 환경 문제는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해결 방안을 찾아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면서 "환경동아리 활동이 입시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입시에서도 도움이 되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활동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