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농복합 지역·고령화 사회 진입
병상수·전문인력 규모도 적은 편
지역사회 내 공적 책임 더욱 커져
가천대 길병원이 '인천광역시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인천 지역 의료 환경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권역 의료 전달체계 구축을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17개 시·도 권역과 70개 지역별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의료 접근성 향상과 건강 격차 해소를 도모하기 위한 취지다.
인천은 대한민국 관문 도시이자 인구 300만 규모의 대도시이지만, 수도권에서 의료 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0개 군·구로 이뤄진 도농 복합 지역인 인천은 중구, 강화군, 옹진군 등에 의료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147개의 섬이 있다. 전국 광역시 중 유일하게 필수 의료와 관련해 '기준 시간 내 의료 접근이 불가능한 인구'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또 인천은 의료 수요가 높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12.6%(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천 총인구 294만명 중 37만명)에 달하는 '고령화 사회'에 진입해 있다. 특히 인천의 65세 이상 인구 증가율은 2019년 대비 173.2%로 광역시·도 중 3번째로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인천에는 3개 상급종합병원, 16개 종합병원, 67개의 병원이 있다. 인구 1천명당 병상 수는 11.87로 부산(20.47), 대구(16.10), 광주(27.27), 대전(16.00), 울산(13.52) 등에 비해 적다.
가천대 길병원(1천450병상), 인하대병원(925병상), 인천성모병원(846병상) 등 인천 3개 상급종합병원으로 국한해 인구 10만명당 병상 수를 비교하면 인천은 454.4병상으로 수도권 평균(502.4병상)보다 적다.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수(555.6)와 간호사 수(1천425.0) 등 의료 인력 규모도 전국 평균(전문의 568.4, 간호사 1천404.1)과 비슷하지만, 수도권 평균(전문의 978.6, 간호사 2천136.2)에는 크게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인천의 병의원에 대한 '미충족의료율'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2019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시도별 연간 미충족의료율(병의원)' 결과를 보면, 인천의 미충족의료율은 7.9%로 부산(5.4%), 대구(6.4%), 광주(6.7%), 대전(4.6%), 울산(6.3%) 등 다른 광역시에 비해 매우 높다. 특히 섬으로 이뤄진 옹진군은 미충족의료율이 13.9%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인천 지역 치료가능사망률은 2018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48.2명으로 전국 평균 45.2명, 수도권 평균 42.9명보다 높다. 중증도 보정 사망비는 입원, 응급의료, 심장, 뇌혈관 질환 등 전체 측정 지표 모두에서 1.0을 넘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이 같은 의료 여건 속에서 길병원은 인천광역시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 선정돼 지역 사회 내 공적 책임이 더욱 커지게 됐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