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청라'와 역할분담 해석
개발 방향 컨설팅사와 협의 진행
예정부지 옆엔 롯데쇼핑몰 추진
유통업계 라이벌 정면승부 주목
23일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을 인수한 신세계가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백화점 건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던 애초 계획을 바꾼 것이다. 복합쇼핑몰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스타필드 청라'와의 역할을 분담하겠다는 뜻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이날 "송도국제도시에 복합쇼핑몰이 아닌 백화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복합쇼핑몰보다는 백화점이 낫겠다는 내부적 판단이 있었다"며 "어떻게 개발할지를 두고 여러 컨설팅사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신세계 측은 2015년 송도국제도시 내 5만9천600㎡ 규모 부지에 총 5천억원을 투자해 복합쇼핑몰을 짓겠다며 인천시와 투자협약을 맺었다.
엔터테인먼트와 문화·레저 기능 등이 복합된 '라이프스타일센터' 콘셉트의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겠다는 게 신세계 구상이었다. 협약식에 참석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신세계가 복합쇼핑몰에서 백화점으로 방향을 바꾼 건 스타필드 청라와의 기능 중복을 피하겠다는 취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는 2024년 개관을 목표로 인천 서구 청라동 6의 14 일대 16만3천㎡ 부지에 지하 3층~지상 24층, 연면적 50만4천㎡ 규모의 스타필드를 조성하고 있다. 쇼핑·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 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인데, 복합쇼핑몰 역할이 송도와 일부 겹칠 수 있다.
인천에 신세계백화점이 없다는 점도 변경 결정에 요인이 됐을 것이란 해석이다.
전국 10여개 매장 중 매출 비중이 컸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인천 미추홀구 관교동 인천종합버스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경쟁사인 롯데 측이 사들이면서 2018년 폐점했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폐점 당시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에 이어 매출 4위를 차지하던 매장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신규 출점은 수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야 하는 만큼, 컨설팅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컨설팅 후 개발 방향이 확정돼야 정확한 투자 규모나 일정 등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송도 신세계백화점 건립 예정부지 인근엔 롯데가 지상 20층 규모의 복합쇼핑몰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유통업계 양대 라이벌인 신세계와 롯데가 송도에서 벌일 정면승부 결과가 주목된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