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올해 프로야구판에서 화제의 중심은 인천이 될 모양이다. 지난달 26일 전격적인 SK 와이번스 인수 발표로 야구계를 충격에 빠트린 신세계그룹이, 이번엔 메이저리거 추신수 영입으로 야구 팬들을 놀래켰다. 추신수 영입을 발표한 23일 신세계그룹은 SK 와이번스 주식 100%를 인수하고 KBO(한국야구위원회)에 회원 가입을 신청했다.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 역사의 첫페이지를 '추신수 뉴스'로 장식한 셈이다. 유통 대기업다운 화려한 미디어 플레이다.
추신수는 꿈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인 타자로는 독보적인 족적을 남겼다. 투수로서 박찬호가 누린 명성을 타자로서 만끽한 유일한 선수다. 2001년 부산고 재학 시절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뒤 곧바로 미국으로 날아갔다.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씹은 뒤 2005년 빅리그에 데뷔했고, 2013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간 1억3천만 달러라는 초대박 연봉계약을 터트렸다.
통산 1천652경기에 출전해 아시아 출신 타자 최다 홈런(218개), 최타 타점(782점), 최초 사이클링 히트, 현역 최다 52경기 연속 출루 등 화려한 기록을 제조했다. 추신수는 자신이 야구를 시작한 조국에서 야구인생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올해로 만 39세. 야구선수로는 절정을 지나 야구인생을 정리할 나이다. 연봉 27억원은 KBO리그 역대 최고라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었을 것이다. 자신의 뿌리에서 화룡점정을 찍어 야구인생의 서사를 완결하려는 의지가 컸을 터이다. 연봉 중 10억원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계약 내용에서 그의 진정성이 보인다.
추신수가 고향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 대신 신세계그룹 구단에 입단한 건 순전히 SK 와이번스의 지명권 때문이다. 짓궂게도 자이언츠는 신생 신세계그룹 구단의 처녀 경기 상대라고 하니 팬들의 관심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추신수를 바라보는 부산과 인천 팬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프로야구는 구단, 선수, 연고지 3박자가 어우러져야 한다. 이중 하나가 빠지면 반신불수가 된다. 인천 야구 팬들은 연고 구단의 잦은 교체로 마음의 상처가 깊다. 신세계그룹 구단과 빅리거 추신수의 결합 스토리가 철저하게 인천 중심이어야 할 이유다. 추신수의 프로정신과 신세계그룹의 연고 의식이 인천과 인천 사람들에게 녹아들기를 바란다.
/윤인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