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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코로나19 에방접종 대응 추진단이 각 지자체에 배포한 예방접종사업 지침. /부천시 제공

전국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경기·인천지역 일부 시설에서 정부의 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예방접종사업 지침상 백신 보관 장비의 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온도계를 설치해야 하고, 온도 일탈 시 알람기능이 있는 온도 확인장치를 부착해야 하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것이다.

26일 경기도와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이날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에 들어갔다. 하나 경기도 부천시 및 인천 부평구 일부 지역에서 백신의 보관상태를 알려주는 디지털 온도계나 알람온도계 등을 구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백신 관리에 구멍이 뚫린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백신 중 그나마 보관관리가 용이하다는 아스트라제네카(AZ)백신의 경우 영상 2∼8도에서 냉장 보관·유통해야 하며 얼리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사업 지침(백신 보관 방법)에 백신 관리 담당자는 백신 보관 장비의 내부 온도를 외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 온도계를 구비해 설치해야 한다. 또 온도 일탈 시 알람기능이 있는 온도 확인 장치(알람 온도계)를 부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는 알람 온도계 설치 예산으로 1개당 25만원 상당을 지원해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부천시 일부 보건소와 인천의 부평구 보건소 내 한 요양병원에서 아직 알람 온도계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지역 내에 백신 보관 관리에 대한 불안감이 일고 있다.

부천의 한 시민은 "제주로 향하던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수송 과정에서 적정 온도를 유지하지 못해 일부 회수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정작 우리 지역에서 백신 보관 상태를 알리는 온도계 등이 구비되지 않은 채 접종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니 불안하다"고 말했다.

부천시보건소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알람 온도계를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백신 접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아직 부착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런 현상은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슷할 것이다. 정부에서 알람 온도계 지원 예산이 책정됨에 따라 이르면 3월에는 모든 접종시설에 부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천시는 이날 부천시립노인전문병원과 한우리요양병원 등 2곳에서 접종을 시작했다.

인천 부평구보건소 내 한 요양병원에도 알람 온도계가 아직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도내 백신 위탁·관리계약을 맺은 요양병원 등 전체 416곳의 접종시설 가운데 알람 온도계 설치 여부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알람 온도계 미설치 관련) 정부 지침은 맞지만 백신 보관용 냉장고에 보관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관할 보건소로부터 알람 온도계 구매 지침을 내려받은 요양병원들도 불만이다. 부천시 내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급작스런 통보로 알람 온도계를 구매하지 못했는데 당장 내일부터 백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병원 입장에선 정부 지침을 어길 수도 없고, 마스크 대란처럼 구매도 쉽지 않은데 참 답답한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 내에선 요양병원 11개소 1천724명, 요양시설 38개소 653명 등 모두 49곳에서 2천377명이 접종을 받았다. 코로나 백신은 25~ 26일 보건소 및 요양병원 등 271곳에 전달됐으며, 27일에는 145곳이 예정돼 있다.

인천에서는 부평구보건소 등 지역 10개 군·구의 보건소뿐만 아니라 요양병원 10곳 등 총 20개 의료기관에서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부천/이상훈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