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통해 학생·학부모 '공감대'
작년 경기도내 92개 학교 개선활동
양동초 '향나무 잎사귀' 새 디자인
회룡중 역사 동아리 실천과정 기록
삼일절은 1919년 3월1일 일본 식민지배에 저항하며 전국적으로 일어난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지난 2019년 삼일절 100주년을 맞아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경인일보는 경기도내 숨은 3·1 운동의 주역을 찾아 독자들에게 연속 보도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미래의 주역인 우리 학생들이 주도한 삼일절 기념 활동은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삼일절 100주년을 기념해 항일독립운동의 성지인 간도를 방문해 독립열사들의 발자취(2019년 4월19일 7면 보도=[항일성지 간도에 가다·(1)일송정]학생 손에서 다시 일깨워진 '민족혼')를 따라갔습니다.
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경기도내 여러 학교에서 '학교생활 속 일제잔재' 청산을 위해 꾸준히 활동했습니다. 이런 활동은 100주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이어진 일제잔재 청산 활동은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정규 수업도 온라인으로 진행해야 할 만큼 어려움이 컸지만, 온라인을 활용해 학생과 교사뿐 아니라 학부모들까지 참여했고 지난해 경기도내 92개 학교가 학내 일제 잔재를 하나씩 고쳐나갔습니다.
양동초등학교는 욱일기를 닮은 학교 교표를 고민했습니다. 반원형에서 그 중심을 기준으로 밖을 향해 방사돼 나가는 선이 마치 욱일기를 형상화했고 이는 일본 제국주의 상징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
미처 알지 못했던 학교 교표의 상징에 학생들과 교사들은 학교 교표를 수정하기 위해 설문조사와 토론 등을 실시해 전체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상당수 학생과 교사들이 교표 변경에 찬성했고 구성원 전체에게 새로운 교표 디자인을 공모했습니다.
그 결과 5편의 작품 중 교직원 토론회를 통해 선정된 3개 작품을 혼합, 새롭게 교표 디자인을 구성했습니다. 새로운 교표는 교화인 산수화를 중심에 두고 교목인 향나무 잎사귀를 곁들였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원이 이를 감싸 안은 모양입니다.
회룡중학교의 역사 동아리 스토리아는 생활 속 깊숙이 스며들어있는 일제잔재를 찾고 스스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고민의 과정을 '청산 실천일기'로 기록했습니다. 특히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일제잔재 용어를 돌아보고 언어 습관 개선을 위해 실천하는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학생들의 일기에는 "부모님이 어렸을 적 졸업한 지금의 초등학교를 계속 국민학교로 말씀하셔서 내가 '국민학교는 일본어 잔재이기 때문에 쓰지 않는 게 좋다'고 말씀드렸다", "초밥을 먹으러 가서 고추냉이가 너무 많길래 '여기 와사비가 왜 이렇게 많아'라고 이야기했다가 언니에게 와사비가 아니라 고추냉이라고 한소리 들었다", "감사가 한자로 돼 있으며 일본 잔재로, '고마움'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보고 가족들에게 알려주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해도 '감사'가 더 높인 표현 같고 예의를 갖추는 느낌이 든다"는 등이 있습니다.
스스로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일상생활 속 자연스럽게 녹아있던 것들이 일제 잔재라는 것을 알게 돼 혼란스럽고 충격이었다"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상상 이상의 노력을 해야됨을 알았다"고 전했습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다시금 삼일절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 생활 속 일제 잔재를 찾아 스스로 개선해나가는 것은 어떨까요.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