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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지난달 28일 하남시에 사는 두 아들의 엄마가 한 소셜미디어 네트워크(SNS)에 애타게 얼굴 없는 천사를 찾는 글을 올렸다. 남편과 사별하고 고향인 하남에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는 그에 따르면 얼굴 없는 천사가 편의점에서 돈이 부족했던 작은아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고 다시 만날 약속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아이 엄마가 자신을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된 얼굴 없는 천사는 "예쁜 아기인데 눈치를 너무 많이 봐서 제 마음대로 아이가 쉽게 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과자 등을 골랐다"며 "하남에서는 어머님과 아드님들이 상처받는 일이 없으시길 바란다. 이웃 주민으로서 챙겨드릴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챙길 테니 꼭 제 번호로 연락을 주시기 바란다"고 답글을 올렸다.

언론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포털엔 수많은 댓글을 통해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한 칭찬이 이어졌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얼굴 없는 천사에겐 부담이 되고 그만큼 꼬마 아이와의 약속도 지키기 어렵게 되지 않을까 한편으론 걱정이 든다. 더욱이 얼굴 없는 천사는 아이에게 상처가 남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동안 키다리 아저씨, 얼굴 없는 천사 등 많은 미담사례와 비교해 볼 때 이번 얼굴 없는 천사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왜 그럴까? 밤이 깊어질수록 별이 더 빛나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현실의 어둠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아동학대, 4·7재보궐선거 등 수많은 뉴스 중에서 우리를 즐겁게 해 준 뉴스는 막상 떠오르지 않는다. 그만큼 우리가 마음껏 웃을 일이 없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새벽이 깊어질수록 아침이 일찍 오는 것처럼 수많은 얼굴 없는 천사들이 깊은 밤 밝게 세상을 비춰 아침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웃음을 전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문성호 지역사회부(하남) 차장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