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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접수해도 기관 적발 '어려움'
아이 학대 징후 면밀히 관찰해야


가정 내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로 어린이가 숨지는 사건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3일 인천경찰청에 확인한 결과 2019년 이후 올해 1월까지 자녀나 조카를 대상으로 한 인천지역 가정 내 살인·아동학대치사 사건은 총 5건이다. → 사건 일지 참조

2019년 5월에는 당시 생후 7개월 딸을 5일간 집에 혼자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전후의 젊은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 부부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집을 비웠고, 생후 7개월이던 아기는 5일간 분유나 이유식을 전혀 먹지 못해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3개월 뒤인 9월에는 인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남자 어린이(사망 당시 5세)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아이는 계부로부터 20시간 넘게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목검으로 심하게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20대 미혼모가 3살 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적발됐다. 아이의 엄마는 밥을 잘 먹지 않고 꼭꼭 씹어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인의 집에서 옷걸이용 행거봉과 손발로 딸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8월에는 자신의 집에서 6살 조카를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외삼촌과 외숙모가 최근 구속됐고, 올해 1월에는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8살 딸의 호흡을 막아 숨지게 한 엄마가 붙잡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정에서 일어나는 아동 학대는 확인이 어려운 만큼, 아동 학대 신고 의무자들이 평소에도 아동의 몸 상태 등을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는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피해 아동이) 학대 행위를 부인하거나 오히려 가족과 더 친밀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에 적발하기 어렵다"며 "아동학대 신고 의무자나 수사기관에선 화상이나 골절상 등 아동 학대로 인해 생기는 어린이의 상처 등을 정확히 확인해 필요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박남춘 인천시장은 3일 복지 분야 현안 회의에서 아동 학대 사건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관계부서에 지시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