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장 연대기
'개항장 연대기'. /윤종필 작가 제공

윤종필 작가·100여명 주민 작업 '우리 마을에는…'
인현동 화재·세월호 참사 등 '사건 흔적' 작품으로


인천 시민이 제작한 '커뮤니티 판화'로 구성된 전시회 '우리 마을에는…'이 최근 막을 올렸다.

오는 30일까지 동인천고등학교 오동나무갤러리에서 열릴 이번 전시회에선 지역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커뮤니티 아티스트'이자 기획자인 윤종필 작가와 100명이 넘는 인천시민이 함께 만든 대형 목판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2017년부터 최근까지 만든 목판화 작품 10여 점이 전시회에 출품됐다. 작품 속에는 개항장 일대와 답동성당 등 낯익은 인천의 모습이 등장한다. 인현동 화재 참사와 세월호, 코로나19 등 사건의 흔적도 작품에서 접할 수 있다.

기억하라!
'기억하라! 인현동1999로부터 코로나 19까지 생명, 평화, 안전을...'. /윤종필 작가 제공

전시를 기획한 윤종필 작가는 '커뮤니티 판화'에 대해 "내 지역의 역사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소재로 주민과 모여 대형 목판화로 표현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판화에 담길 주제와 이야기들을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리며 나무판에 새겨 잉크를 발라 찍어내기까지 전 과정을 주민들과 함께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활동이다. 참여자가 많기 때문에 주로 대형 작품이다.

긴 시간 판을 조각하고 판화를 찍을 때도 강도 높은 노동력이 투입되는 고된 작업이며, 그럴수록 참여자의 성취감도 높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시공(時空)을 달리다
'시공(時空)을 달리다-인천'. /윤종필 작가 제공

코로나19도 공동 작업을 막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참여자를 공개 모집해 가족 단위나 1~2인 정도의 소규모 단위로 릴레이 방식으로 이어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 결실들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