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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IBK기업은행의 김우재 감독. 2021.3.9 /KOVO 제공

2019~2020 시즌 저조 '득' 돼
하위권서 '점프' 3위 PO확보
레프트 분발 등 주문 하기도

"프로 감독으로서 처음 봄 배구에 진출했는데, 여기까지 온 김에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지난 2018년 단 8명의 강릉여고 선수단을 전국 최고의 팀으로 육성한 뒤 2019~2020시즌 V리그 시작에 앞서 화성을 연고로 한 여자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김우재(54) 감독은 부임 2년 만에 팀의 올 시즌 목표였던 봄 배구 진출을 확정했다.

김 감독은 9일 프로감독 데뷔 후 첫 2020~2021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한 것에 대해 "기분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일이 쉽지 않았다. 경험이 없던 프로 감독이었기에 2019~2020시즌 성적이 낮아 힘들게 지나간 게 오히려 득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IBK기업은행은 2012~2013시즌, 2014~2015시즌, 2016~2017시즌 등 3개 시즌 챔프에 올랐으며, 창단 2년 차인 2012년도부터 6시즌 연속 봄 배구 행을 확정했다. 2017~2018시즌까지 챔프전에 진출했지만 지난 시즌에는 총 6개 팀 가운데 5위를 기록하는 등 3년간 V리그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부터 꾸준한 활약상을 보인 IBK기업은행은 결국 지난 7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KGC인삼공사를 누르고 3위(14승 15패·승점 42)를 확정하면서 포스트시즌 티켓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어려운 경기가 그동안 많았는데 경기 결과가 상당히 좋았다"며 올 시즌 경기들을 짧게 평가한 김 감독은 "우리 팀 외에도 다른 팀 선수들도 잔 부상이 많고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봄 배구에 진출했다고 해서 만족하기보다는 휴식을 먼저 취한 뒤 컨디션 조절을 잘해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수지·표승주·김희진·조송화·외국인 선수 라자레바 등 모든 주요 선수가 제 역할을 해내면서 챔프전에 갈 기회를 얻게 됐다.

특히 팀 내 최상의 활약을 보인 선수로 리베로 신연경을 꼽으며 "그동안 중심을 잡아 줬기에 여러 가지 요인들이 좋게 작용한 것 같다"고 호평했다.

올 시즌 V리그는 인천 흥국생명과 GS칼텍스가 정규리그 1, 2위를 다투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2강 파훼법'에 대한 질문에 "특별한 것을 지시한다면 심리적으로 부담을 가질 수 있어 별도 대안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개인적으로 우리 것만 잘한다면 해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김 감독은 "봄 배구는 용병(라자레바)만 갖고는 우승할 수 없다. 레프트가 조금 분발해줬으면 좋겠다"고 조심스레 주문했다.

/송수은기자 sueun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