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비례 → 일부 균등 '배분 방식' 바뀌어 개인투자자 몰려
증권사 영업점마다 100명 이상씩 대기… 코로나 확산 우려도
'금일 영업점 계좌개설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불가'.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 청약(개인 투자자) 첫날이었던 9일 오후 수원의 H증권센터 출입구에 붙은 문구다.
주식시장 열기가 뜨거워지고 특정 공모주 인기가 커지면서 계좌개설 등에 직접 영업점을 찾는 고객이 몰려들자 '당일 현장개설 계좌'는 청약이 불가하도록 지침을 바꾼 것이다.
그럼에도 이곳 센터를 찾은 방문객 수는 하루 수십명에 그치던 평소와 달리 이날 오후 2시40분까지만 120명을 넘었다.
인근 N증권센터 역시 영업점 대기공간이 청약 상담을 받으려고 뽑은 번호표를 한 손에 쥔 고객들로 가득 차 있었다.
N증권센터도 출입문에 '8일(전날)까지 개설한 계좌만 청약 가능'하다고 공지문을 걸어놓았으나 같은 시각 기준으로 170명 이상 고객이 다녀갔을 정도였다.
이처럼 청약을 위해 신규 증권계좌를 개설 하려는 고객이 평소보다 몰리는 건 기존에 전부 비례(증거금) 배분 방식이던 청약 제도가 일부 균등 배분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모주 청약은 많은 금액의 증거금을 넣는 사람에게 공모주가 돌아갈 가능성이 컸는데 제도 개편 이후로는 전체 공모 물량(일반 청약) 중 절반에 대해선 최소 증거금만 납입하면 모두 주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1명의 개인 투자자가 여러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 복수 청약을 신청하는 게 가능하다 보니 이 같은 증권사 신규계좌 개설이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N증권센터에서 만난 A(39)씨는 "최근 며칠 동안 총 4개 증권사 계좌를 만들어 각각 청약 신청을 했다"며 "이곳저곳 발품을 팔아야 하지만 상장 후 높은 상승률이 기대되는 공모주 '대어'만 낚을 수 있다면 별 것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일 개설계좌 청약금지 등 조치에도 이처럼 영업점 방문 고객이 줄지 않아 코로나19 감염 확산 등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증권센터 관계자는 "공모주 청약기간 동안은 영업점에 너무 많은 고객이 몰려 온라인 등 비대면 개설계좌만 청약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기존 계좌개설 고객 등이 청약을 위해 몰려 최대한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영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