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온증가율 세계평균보다 1.9~2.6배 높아
K-water, 물재해 극복 '기후위기경영' 선언
올해 시흥정수장 '탄소중립 100% 달성' 계획
정부·지자체·기업 협업속 '국민관심'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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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진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장
이제 기후변화에 안전지대란 없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기후위기로 이어져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텍사스주에는 북극발 한파로 인해 전기와 난방이 끊기고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면서 실로 재난영화에서 볼 법한 일이 벌어졌다. 식량을 배급받으려고 푸드뱅크 앞에 길게 늘어선 줄, 텅 빈 마트 진열대, 며칠째 씻지도 못한 사람들 등이 방송을 통해 생생하게 전해졌다. 기후위기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것이다.

한반도도 예외일 수 없다. 환경부와 기상청에서 발표한 '한국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온 증가율이 세계 평균보다 1.9~2.6배 높다고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제 녹색전환은 한번 해볼까 하는 선택이 아닌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가 되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범국가적으로 탄소저감 및 녹색전환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의회는 이미 2019년 기후·환경비상사태를 선언했고, 미국은 지난 2월 파리협약에 복귀했으며 중국에서는 지난해 10월 2060 탄소중립 선언을 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가속화 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하고 녹색전환을 위한 정책적 기틀을 마련하였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는 지난해 11월 공기업 최초로 'K-water 기후위기경영'을 선언하며 본격적인 기후위기 대응에 나섰다. 물관리 인프라의 녹색 전환으로 온실가스 저감과 극한 물재해를 극복하기 위함이다. K-water는 2030년까지 한강유역 내 13개 광역정수장 전체를 탄소중립 정수장(정수생산에 발생하는 탄소배출량과 재생에너지 등을 활용한 탄소감축량의 차이가 0이 되는 것을 의미)으로 만들 예정이다.

자연훼손 없이 기존 광역정수장 건축물을 활용하여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정수공정 설비에 활용하는 녹색 수돗물 생산 시스템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탄소중립 정수장이 실현되면 탄소 2만77tCO2가 저감되어 소나무숲 2천70㏊가 새로 만들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는 시흥정수장을 선도사업장으로 선정하여 탄소중립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시흥정수장은 1.3㎿ 규모의 육상태양광 발전소와 태양광연계형 ESS(에너지저장시스템)가 이미 구축되어 있다.

이에 더하여 기존 구조물을 활용한 육상태양광, 소수력 등 재생에너지를 추가 도입하고 EMS(에너지관리시스템), 고효율설비 도입 등을 통한 저(低)에너지형 물 생산과 BIPV(건물일체형 태양광발전시스템), 수열에너지 등을 통한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도 탄소배출의 심각성과 탄소중립 확대의 필요성 등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시흥정수장 내 탄소중립 홍보관을 신설하여 '국내 대표 탄소중립 정수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K-water는 국가·지자체의 탄소 감축 의지를 지원할 수 있는 선도모델을 만들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는 탄소중립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한 정책적 대응에서 볼 수 있듯이 국민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이 없었다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K-방역'도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정책의 지속성과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 지자체, 기업의 긴밀한 협업이 우선이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관심과 지지가 가장 긴요하다.

탄소중립 정책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때론 감시자로, 때론 후원자로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어우러져 정책이 추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영진 한국수자원공사 한강유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