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은 168개 다도해·해양물류 중심지 불구
경북·부산 준비에 비해 '관심과 비전' 부족
미래신산업 하루빨리 활성화계획 서둘러야
해양문화교육법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저소득층,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대상자에게 해양을 체계적으로 학습하고, 균등한 해양문화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며, 해양문화를 향유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정책을 수립·실시할 것을 책무로 명시하고 있다. 또 해양수산부 장관은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5년마다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데 이 기본계획에는 주요 해양도시와 지자체의 해양교육문화 실태를 반영한 특성화 계획을 담아야 한다.
경상북도는 해양수산발전계획과 해양문화활성화 계획을 발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글로컬 해양문화관광', '세계평화협력의 바다' 등의 비전을 세우고 39개 실천과제에 총 4조420억원을 투입하는 해양수산발전 기본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환동해를 해양문화·교육 메카로'라는 목표 아래 환동해 해양문화포럼을 개최하면서 해양교육문화 활성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하고 있다. 해양수도를 표방하고 있는 부산시도 한국해양대학교, 국립해양박물관 등 기존 해양교육문화 인프라 외에 해양인문문화진흥센터 설립계획을 세우고 해양어린이박물관 설립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은 서해 연안 및 국제 항로의 허브인 항구를 갖춘 해양물류의 중심지다. 지리적으로 볼 때 인천은 경기만에 흩어져 있는 다도해를 행정구역에 포함하고 있다. 강화도, 백령도, 덕적도와 같은 유인도 40개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128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는 인천의 다도해는 수려한 경관이 자랑거리이지만 지질학적·생태학적 가치도 높은 해양문화자원의 보고(寶庫)이다. 인천은 총연장 140㎞에 달하는 해안선과 다양한 수변 공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천 연안에는 9m에 달하는 조석간만의 차로 인한 광대한 갯벌이 형성되어 있는데 그 규모는 세계 최대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인천의 해양도시적 특성은 더욱 분명하다. 비류백제시대에 인천은 '미추홀(彌鄒忽)'로 불렸는데, 이 지명이 바닷물로 둘러싸인 땅을 의미하듯 해양성은 인천의 정체성을 이루는 토대다. 인천은 바다와 갯벌을 이용한 어업과 수산업, 항구를 통한 해양·해륙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물류 허브 도시이다. 그런데 해양성과 해양문화가 인천의 로컬리티와 성장동력을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해양문화에 대한 관심도 해양 관련 연구기관도 부족한 편이다. 관련 연구도 교육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2024년 국립인천해양박물관이 개관될 예정이지만 아직 시민들의 관심 밖이다.
해양교육문화법 시행을 계기로 인천은 해양도시로서의 비전을 재확인하는 한편 해양교육을 본격화하고 해양문화 활성화를 위한 계획 수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해양수산은 국가 경제의 한 축이자 지역경제 발전을 촉진하는 미래산업 분야이기도 하다. 인천시는 경기도와 함께 분쟁과 불통의 바다로 남아 있는 조강수역(한강하구)과 NLL(북방한계선) 일대를 남북이 공동 수혜자가 되는 소통의 물길, 평화의 수역으로 가꾸어 나가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바다를 지속가능한 지역경제의 동력으로, 해양레저 및 해양 문화 콘텐츠의 자원으로 탈바꿈하자면 먼저 해양 관련 행정의 혁신과 해양교육을 통한 해양의식의 일대 변화가 요구된다.
/김창수 인하대 초빙교수·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