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서일까. 단독 기사 앞에 굳이 '단독'을 달지 않았었다. 신문의 특성상 기사제목에 '단독'을 달지도 않고, 매일 지면 상위 부분을 차지하는 기사들은 새로운 것을 쓰는 게 당연했으니 단독을 붙이는 것이 낯간지러운 일이었다. 동료들의 인정을 받았고 내 기사를 발판삼아 함께 문제를 파고들며 진실로 나아가고 있는 것만으로 보람됐다.
최근 들어 벌써 몇 번째 단독기사를 도둑맞았는지 모르겠다. 같은 업계이니 누워서 침 뱉는 것 같아 일일이 거론해 얼굴을 붉히고 싶진 않다. 그러나 기본적인 상도의조차 사라진 풍경은 솔직히 낯설기만 하다. 단독 기사를 그대로 베끼고 버젓이 '단독'을 굵고 진하게 달아두는 것은 양반이다. 더 잘 팔리는 기사를 만들기 위해 자극적인 것만 짜깁기해 사실을 왜곡하는 것을 볼 때마다 회의감마저 든다.
요즘은 단독기사를 작성해도 오히려 단독을 달고 싶지 않다. 품격있게 일하고 싶은, 알량한 자존심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포털이 장악한 언론시장에 최약체인 지역지는 고생해서 발굴한 단독기사가 포털의 저 끄트머리로 밀리고 밀려 다른 이의 단독기사로 탈바꿈되는 꼴을 당하기 일쑤라, 단독임을 강조하고 또 강조해야 한다. 그럴 때마다 저급한 단독경쟁에 끼어야 하나 자괴감이 든다. 쓰다 보니 이 글에도 '단독'이 총 16번 들어갔다. 포털 알고리즘은 이 글을 상위에 올려두려나. 우스운 생각이다.
/공지영 사회부 차장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