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차로 등 몇개로 BRT라고 억지"
사업관리감독 소홀 책임규명 투쟁
경기도 "국토부로 권한 변경" 해명
市 "전용고가도로 신설 등에 지출"
시민단체 '실천하는 의정부 시민 공동체'는 17일 경기도청 북부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정부 민락2지구 조성 당시 주민들이 낸 교통유발부담금 1천억원이 부실하게 쓰인 것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경기도와 의정부시 등은 민락2지구를 조성하면서 광역교통대책으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을 추진했다"며 "이후 2014년 BRT 도로는 준공됐으나 BRT 버스 운영은 준공 후 6년간 미개통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의정부시가 현재 운영 중이라고 하는 BRT는 세종, 청라 등에 도입된 것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애초 계획과도 다르다"면서 "'도로 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BRT는 별도의 시스템과 노선을 갖춰야 하지만 시 등은 버스전용차로와 도로 시설물 몇 개 만들어 놓고 BRT라 억지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특히 "이런 사실을 정확히 모르는 시민들은 택지지구 조성 후 심각한 교통 불편에 대한 대안으로 당시 추진 중이었던 7호선 노선의 변경(역 신설)을 주장했던 것"이라며 "정작 민락2지구 시민들이 부담했던 1천억원은 공중분해 되고, 교통 불편에서 나온 주민들의 7호선 노선변경 요구는 극성 지역이기주의로 치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보장돼야 하는 교통편익이 무시되고 침해되고 있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밝히고, 경기도 등이 부실행정으로 1천억원을 부실사용하고 사업 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것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또 사실이 규명될 때까지 광범위한 시민연대를 조직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락2지구는 의정부 민락동 일원 262만4천㎡에 사업비 1조6천110억원을 투입, 1만4천462가구가 살 수 있는 신도시로 지난 2011년 조성됐다.
당시 경기도는 사업지 주변 6개 구간 도로개설, BRT 신설, 도봉산역 환승시설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광역교통대책을 수립해 추진했다.
현재 BRT 노선의 운영과 관리는 의정부시가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 관계자는 "민락2지구의 광역교통대책을 도가 수립하긴 했지만 사업 추진 중 공공주택지구로 재편되면서 국토교통부가 교통대책을 관리하는 것으로 권한이 변경됐다"며 "BRT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시민단체가 생각하는 초고속의 교통수단일 수도 있지만, 버스전용차로를 활용한 교통 체계일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현재 BRT는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관련 사업비는 민락2지구 조성 당시 전용고가도로 신설 등에 지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연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