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산업으로 전환 '새로운 도전'
보급망 확대, 환경개선 효과 기대
수소경제 활성화로 중소기업의
성장·고용창출로 직결될 전망

SK와 현대자동차가 인천시의 바이오·부생수소생산클러스터 구축 사업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SK는 2023년부터 인천 서구 소재 SK인천석유화학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연간 3만t의 수소를 생산하고,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차 산업에 적극 투자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서구에 수소 관련 벤처중소기업을 집중 유치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인천시와 서구는 이와 관련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지난 3월2일 SK와 현대차 총수가 만나 이른바 '수소동맹'을 맺은 장소가 인천이라는 점은 우리 지역경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같은 날 국무총리까지 나서 인천에서 수소경제위원회를 열고 힘을 실어줬으니 인천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인천은 대내외적으로 수소산업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렸으니 이제 날갯짓만 남았다.
오랜 세월 인천 경제를 지탱해온 전통 제조업은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환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됐다. 우리 산업현장은 도심의 팽창으로 주거지에 둘러싸인 탓에 각종 생산공정부터 물류운송까지 청정에너지 기반의 체질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석유화학공장이 산업용으로만 소진해왔던 수소가 앞으로는 수송용으로 유통된다고 한다. 수소 보급망 확대는 친환경 운송수단의 보급 활성화로 이어져 획기적인 환경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SK가 생산하는 연간 3만t의 수소는 나무 1천200만그루를 심는 효과라고 하니 인천에 거대한 숲 하나가 생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소경제 활성화는 인천지역 중소기업의 성장과 고용창출로 직결될 전망이다. 대기업의 수소연료전지차, 에너지 사업이 전방산업이라고 한다면 생산, 저장, 수송, 활용 관련 부품 생산과 금속, 화학, 기계설비, R&D 등은 후방산업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인천지역 경제계는 바로 이런 후방산업 육성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SK와 현대차가 수소 관련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일련의 보도를 살펴봐도 고용유발 효과와 부가가치는 고스란히 우리 인천시민의 몫이 된다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수소는 메이드 인 인천'이라는 자부심으로 인천의 품격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수소경제는 처음 가보는 길이다. 아무도 걸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길을 내는 과정에서 여러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다. 수소의 안전성에 대한 시민들의 막연한 우려도 이해 못할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은 경제적, 환경적 편익만 따질 게 아니라 안전성 확보에도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을 통해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수소산업에 대해 국민들이 일말의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수소 안전성 관련 기준과 제도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이런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지자체와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지자체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수소산업이 인천지역 실정에 맞게 연착륙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복지부동 관행이 걸림돌이 돼선 안 될 것이다. 인천시가 내세운 '환경특별시'가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업은 수소산업에 대한 안전성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주민 소통과 안전 관련 시설 투자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작은 불씨 하나가 큰불로 번진다는 경각심을 갖고,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지역으로부터 신뢰받는 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강국창 인천경영자총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