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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인천본사 독자위원들이 지난 17일 경인일보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2월 지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2021.3.17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코로나 생계 고통 난민 삶 지속 보도를
'송도 세브란스 첫삽' 비판의견은 빠져
인천연고 프로야구 구단기사 너무 많아

경인일보 2월 지면을 평가하는 인천본사 독자위원회가 지난 17일 인천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신희식((사)아침을여는사람들 이사장) 독자위원장, 양진채(소설가)·이동익(민주노총 인천본부 조직국장)·홍지연(책방 산책 대표) 독자위원이 참석했다.

임성훈 인천 편집국장이 참석해 의견을 들었다. 독자위원들은 경인일보 2월 지면에서 평소 잊고 지낸 사회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고민해 볼 기회를 주는 기사가 많아 반가웠다고 입을 모았다.

양진채 위원은 <일제에 맞선 73명 새로 발굴…독립운동의 산실 '송도고교'>(15일 1면), <인천대, 5차 포상 신청 발표회…'잊힌 독립운동가 316명' 서훈 추진>(17일 3면) 등의 기사를 관심을 갖고 봤다고 했다.

양 위원은 "우리 사회가 어느샌가 독립운동가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이제는 '독립운동가'라는 말이 먼 옛날 얘기처럼 들리는 시대가 됐다"면서 "그들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는 걸 깨닫게 해준 기사였다. 놀랍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지연 위원도 "결코 우리가 잊어선 안 되는 분들이다. 독립운동가를 꼼꼼한 고증을 통해 찾아 고증하는 일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경인일보가 계속 관심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신희식 위원장은 <경찰 '사비 들여 보디캠' 보편화…"남용될 여지 있다">(1일 6면), <사설, 법적 근거 없이 확산되는 경찰 '보디캠'>(2일 19면) 등의 기사를 눈여겨봤다.

신 위원장은 "경찰이 사용하는 보디캠이 사생활 침범의 소지가 크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 "보디캠 촬영 영상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지침 등을 검토하겠다는 경찰의 후속 조치를 계속 확인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동익 위원도 "법적 근거 없는 경찰의 보디캠 사용의 인권침해 가능성에 대한 적절한 지적이었다"고 했다.

홍 위원은 <자녀 온라인 수업 '막막' 일자리도 잃어…난민들 시린 한숨>(16일 6면) 기사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막막한 생계로 고통받는 난민의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좋은 기사였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도 "인천은 특히 재정착 난민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인데, 그들의 삶이 어렵다고 알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변해가는 상황을 피할 수 없는 만큼 많은 시민이 난민의 존재를 인지할 수 있도록 경인일보가 노력해달라"고 했다.

제1회 수어의 날이 계기가 된 기사 <마스크에 가려진 표정·입모양…농아인 '말을 볼 수 없는 고충'>(4일 6면) 기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홍 위원은 "기사를 접하기 전까지 '수어의 날'이 있다는 걸 몰랐다"면서 "줌 회의가 일상화한 요즘, 농인이 온라인에서 겪는 소통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군 사격장 주변 문제를 다룬 <평화롭게 살 권리 '끝나지 않은 포성'> 기획기사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동익 위원은 "사격장 주변 주민은 소음, 오발사고, 인명피해, 가축피해 등 피해를 입으며 수십 년 동안 국가안보에 희생된 삶을 살았다. 근데 국가는 그들을 외면했다"면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마련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였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아쉬운 기사도 많았다.

신 위원장은 <송도 세브란스, 15년만에 첫삽…800병상 규모 2026년 12월 개원>(24일 1면) 기사에 비판적인 의견이 담기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그는 "기사 내용만을 보면 정식 착공은 2년 뒤에나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왜 지금 기공식을 하는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비일비재한 일로 치부해버릴 수 있지만, 혹시 정치적인 이유나, 보여주기식 측면이 있다면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설명을 해줬으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을 연고로 하는 프로야구 구단에 대한 기사가 너무 많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동익 위원은 "2월 한 달 동안 20꼭지가 넘는 관련 기사가 인천 정치·경제·사회면과 사설 등에 등장했다. 꼭 필요한 기사도 있었겠지만 개인적으로 조금 과도했다는 생각이 든다. 스포츠 지면에 소화해도 충분했을 거라는 생각"이라며 "신문사의 제한된 취재력을 더 가치가 있는 다른 지역 현안에 쏟았으면 어떨지 하는 문제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천대 길병원 노사 문제가 지면에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 위원은 "기자회견을 하고 노조 집행부가 단식도 했는데, 이 같은 일들을 객관적으로 드러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반격하는 롯데…구월동 옛 농산물도매시장 부지 개발 첫발>(16일 1면)에 대해 홍 위원은 "롯데와 신세계가 각각 지역에 다른 투자 계획을 갖고 있는데 마치 다투는 듯한 '반격'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어떤 의도에서 '반격'이라는 표현을 썼는지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정리/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