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작가 강화·교동도 방문후 작품으로
바다·풀꽃·철책 등 다양한 시선에 담아
남과 북이 대치상태인 인천 강화도와 교동도의 접경 지역의 모습을 살펴본 지역 시각 예술가들의 '평화'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낸 전시가 인천에서 열리고 있다.
'비접촉 지대, 경계 없는 생태'라는 제목이 붙은 이번 전시는 인천 제물포 갤러리 제3예술공간에서 이달 25일까지 이어진다.
고순희, 고찬규, 권순학, 류호인, 류흥렬, 문이원, 박정선, 박상희, 박인수, 이창수, 이은정, 이한수, 우종택, 윤재덕, 이윤지, 오선아, 임일택, 최정숙 등 18명의 작가가 전시에 참여했고, 이호찬·김한나·최한나 큐레이터와 류성환 예술감독이 전시에 함께했다.
'비접촉 지대, 경계 없는 생태' 전은 인천문화재단의 '서해평화예술프로젝트' 공모 사업의 결과물로 열리는 전시다. 예술가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의미의 '평화'를 살펴보자는 취지의 공모 사업이다.
참여 작가와 연구자들, 일반 시민 등 30여명은 지난해 12월13일 강화도와 교동도를 함께 다녀왔다. 바다 건너 북녘땅과 남측 철책선이 함께 보이는 두 섬의 북쪽 해안을 위주로 10시간여를 살펴봤다.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 이번 전시의 작품들이다. "괴리된 간극의 공간인 남북접경지대에서 '동물', '식물', '인물', '사물'을 통해 평화를 이야기한다"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강화도와 교동도의 접경지역을 직접 다녀온 작가들은 '평화'라는 주제에 입각해 그곳에서 만난, 풀과 꽃, 새, 바다, 철책 등을 작품의 소재로 자유롭게 다뤘다. 1934년 평안북도 영변에서 태어난 고순희 작가는 캔버스에서 철조망을 걷어내고 북녘땅과 바다와 새를 그렸다.
반면, 고찬규 작가의 작품에는 철조망 너머 북녘땅과 바다, 철새들의 모습이 보인다. 최정숙 작가의 작품에 보이는 바다는 붉게 물들어있다. 류흥렬 작가의 수채화에는 어치가 쓸쓸한 표정으로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차 현장 리서치에 따른 작가들의 스케치를 전시한 결과물이다. 내년도에는 추가 연구와 답사 등을 진행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류성환 예술감독은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온 시각 예술가들의 생명과 평화에 대한 성찰을 평면, 설치, 입체 영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면서 "평화라는 화두, 경계가 없는 생태를 지켜본 예술가들의 예민한 시선을 담아낸 전시다"라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