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철주 화백 (1)
석철주 화백. 2021.3.22 /김용국기자 yong@kyeongin.com

작업실 꾸리고 롯데갤러리 인천서 개최
'신몽유도원도' 연작 30여점 등 선봬
"작가들 소통하며 자극받는 곳 되길"


"인천은 섬과 바다, 역사적인 사건 등 작가가 표현해야 할 이야기가 너무 많은 도시입니다."

화선지와 묵 대신 캔버스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그리는 산수화로 잘 알려진 석철주(71) 화백의 전시가 롯데갤러리 인천점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의 대표작인 '신몽유도원도' 연작 약 30점과 '매화초옥도' 2점 등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서울을 중심으로 주로 활동했던 석 화백이 인천에 정착하고 1년여 만에 개최하는 첫 전시다. 그는 1년여 전인 지난해 2월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 H빔과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진 작업실과 살림집을 꾸렸다.

석 화백은 "인천시민과 작품으로 처음 만나는, 작가로서 또 다른 데뷔라고 생각한다"며 "'석철주'라는 이름을 시민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석철주 작가의 그림은 100호, 200호 크기의 대형 작품이 많다. 그래서 그는 널찍한 작업 공간에 대한 갈증이 컸고 강화에 작업실을 얻는 게 꿈이었다. 대학교수에서 물러나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작업 공간을 정리하고 난 뒤 지난해 인천으로 왔다.

젊은 시절 스승과 함께 낚시하러 강화를 자주 찾고는 했는데, 그때의 추억도 강화에 자리를 잡는데 영향을 줬다.

그는 인천에 자리를 잡은 것이 단순히 작업실이 있다는 것이 아닌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작가로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석 화백은 "이야기할 거리가 너무 많은 인천에 정착한 만큼 작가로서의 깊이와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내가 직접 보고 느낀 인천의 모습을 작품에 담고 싶다"고 했다. 석 화백의 스승은 한국화의 대가인 청전 이상범(1897~1972) 선생이다.

신몽유도원도
석철주 作 '신몽유도원도'. /롯데갤러리 인천점 제공

그는 한국화의 대가로부터 배운 산수화의 기본에 젊은 시절 전국의 산을 누빈 자신의 경험을 더해 그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지금의 '신몽유도원도'라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대중에게도 가장 많이 알려진 작업이다.

석 화백은 "그동안 자연을 그리는 작업을 이어왔는데, 인천 강화의 풍경과 자연, 역사에 대해 공부가 이뤄진다면 나의 작품의 깊이도 더 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인천은 나의 새로운 현장이다"라고 말했다.

석 화백은 "다양한 작가들이 인천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지역의 문화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며 "훌륭한 작가들이 서로 좋은 영향과 자극을 주고받고 소통하는 곳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