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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서(易序)는 웅장한 문장과 기운이 들어있는데 아직 작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는 글이다. 정이천이라는 말도 있고 소강절이라는 말도 있는데 확실치 않다. 그 글에 보면 정신을 움직이고 심술을 움직이는 가운데 이치를 터득한다(得於精神之運心術之動)는 말이 나온다. 정신을 움직인다고 말할 수 있지만 정신이 움직인다고 말할 수도 있다. 심술을 움직인다고 할 수도 있지만 심술이 움직인다고도 할 수 있다. 타동이냐 자동이냐 그것이 문제이다.

얼마전 구글 계정에 들어가 자세히 보니 거기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20년 동안 행했던 모든 기록이 들어 있었다. 행적을 분석해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이걸 이용해 기업들은 개인정보에 관한 각종 비즈니스를 한다. 몸은 마음에 따라 움직이는데 마음은 무엇을 따라 움직이는가? 마음의 움직임 또한 일정한 습성이 있고 관성이 있다. 그래서 몸의 움직임을 추적해 보면 일정한 관성적 패턴이 있게 마련이다.

이렇게 보면 정신과 심술은 습성에 따라 움직여지는 것일 수도 있다. 대부분의 무의식적 일상에서의 심신은 그렇게 흘러간다. 이렇게만 내버려두면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은 점점 줄어들게 된다. 그러니 가끔 정신을 움직이고 심술을 움직여야 한다. 그래야 변화의 양면을 온전히 구가할 수 있다.

/철산(哲山) 최정준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미래예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