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더 다양한 가치 요구
'새 시대 선점' 정부지원 목소리도
공항공사, 29일 새 비전·전략 발표
초창기 공항은 터미널과 활주로만으로 구성됐다. 여객이 항공기를 타고 내리는 '탑승 장소'로 역할이 국한됐다. 항공 여행이 대중화되고 항공기가 대형화되면서 공항은 확장했다. 많은 여객이 몰리면서 자연스럽게 그 역할도 커졌다. 항공 교통 기능에 쇼핑 등 여러 기능이 더해졌다. 면세점 산업 등이 공항과 함께 성장했다.
지금까지 공항의 역할이 '공항 내'에서 확대됐다면, 점차 공항과 주변 지역으로 커지고 있다. 공항 자체의 경쟁력뿐 아니라 제조·관광·물류 등 다양한 산업과의 연계성이 '공항 경쟁력'의 지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하면서 공항에 다양한 가치를 요구하고 있다.
개항 20주년을 맞은 인천국제공항도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을 넘어 더 높은 위상을 갖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지금까지 가져온 강점을 이어가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유창경 교수(인천산학융합원장)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인천공항은 중국 다싱공항 개항과 기체 대형화 등으로 환승 수요가 적어질 수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압박을 받고 있었을 것"이라며 "코로나19는 공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더욱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전 세계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바꿔놓았다.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며 "공항 자체 경쟁력뿐 아니라 마이스, 관광 등 공항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가 인천공항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이철웅 교수는 "공항 산업도 'K'자 형태로 양극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가까운 미래에 대기하던 항공 수요가 폭발하는 시기가 올 것이고, 이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인천공항이 더욱 도약하기 위해서는 인천공항공사와 항공사 등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인천공항도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방역과 친환경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하기 위한 비전·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최민아 기획조정실장은 "세계 공항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여객의 숫자를 채우고, 화물 처리량을 늘리는 것이 공항의 경쟁력이 되는 시기는 지나고 있다"며 "인천공항은 사람과 사람, 문화와 문화가 만나서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방향성을 토대로 29일(개항 20주년 기념일) 인천공항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 관련기사 3면([인천공항 20년 새 출발선에 서다·(下·끝)]지역사회와 화학적 결합을)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