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해소위해 도교육청에 추경 반영 주문
모두가 혜택 받도록 '분담 방안 마련' 당부
'작은 양육시설도 지원' 도정원칙 실천 기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어린 시절 추억이 담긴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은 도지사의 각별한 관심을 바탕으로 해마다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필자 역시 어린이들에게 정기적으로 신선한 제철 과일을 제공하는 것이 식습관 개선과 건강증진 도모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공감하였기에 사업 초기부터 어린이집을 소관 하는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장으로서 사업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아 왔다.
하지만 줄곧 마음 한편에서는 미안함과 불편함을 계속 느껴왔는데, 가장 큰 이유는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들은 지원대상에서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현행 법체계에서 '영유아보육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어린이집은 시·군 사무에 해당돼 도지사가 지원을 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지고 있지만, '유아교육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유치원은 학교로 분류돼 교육감의 전속적 사무에 해당되기에 도지사가 추진하는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의 적용대상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어린이면 다 같은 어린이인데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왜 구분하여 지원하느냐, 이게 어른들이 할 짓이냐, 어른으로서 참 못났다는 도민들의 자조감 섞인 지적이 너무나 합당하였기에 정책 결정의 한 축인 경기도의회의 의원으로서 불편한 마음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2018년부터 시작된 경기도 어린이 건강과일 공급사업은 올해에도 어린이 1명당 주 1회 100g씩 공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270억원의 사업비(도비 135억원, 시·군비 135억원)를 편성했다. 특히 초기에 어린이집 아이들을 지원해 왔던 것을 넘어 지역아동센터와 공동생활가정, 그리고 가정에서 보육하는 아이들에게까지도 지원범위를 계속 확대해 온 것은 건강한 과일을 안정적으로 먹여야 한다는 필자의 제안을 도지사가 즉각 반영해 시행한 것으로 필자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정책이 잘 추진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반쪽짜리 지원일 수밖에 없다. 여전히 유치원의 아이들은 소외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 건강과일 정책이 내건 기치는 '어린이 건강도 챙기고 농가도 살리고' 모두가 상생하는 정책, '차별없이 공정하게'가 모토였지만 유치원의 아이가 지원대상에서 빠진 지금의 정책은 가벼울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 경기도의회는 경기도교육청에 어린이 건강과일 사업에 대해 이번 추경예산안에 사업을 반영해 줄 것을 주문했다. 어린이 건강과일 지원사업에 대한 도지사와 도내 시장·군수의 관심이 각별한 만큼 한정된 예산구조를 가지고 있는 교육청에 매칭으로 예산을 지원해 주는 것도 중장기적으로 검토되어야 하겠지만, 지금 당장의 차별이 즉시성 있게 해소되어야 하는 만큼 도의회는 우선적으로 사업 추진을 경기도교육청에 요구한 것이다.
얼마 전 필자는 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들로부터 내 아이에게도 건강한 제철과일을 지원해 달라는 서명부를 전달받았다. 필자가 교육위원이었기에 교육청이 지원할 수 있도록 관심 가져 달라는 간절한 요구겠지만 사실 학부모의 입장에서야 어린이집, 유치원의 사무가 도지사 소관인지 교육감 소관인지 구분할 필요도 없었고 어차피 동일연령대의 아이들에게 동일 교육과정이 진행되는데 왜 차별이 필요한지에 의아해 하는 분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아직 학교에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내 아이에게만 차별이냐는 푸념도 크게 들린다.
현재의 제도가 어떻든 간에 아이들에게 차별적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 이재정 도교육감께서도 많은 교육현안에 대한 예산수요가 많겠지만 최우선적으로 건강과일 사업에 대한 지원을 당부드리며 이재명 도지사 역시 이재명표 건강과일 사업의 완성은 모든 경기도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때 완성될 수 있는 만큼 시·군과 함께 건강과일 지원의 짐을 교육청과 나눠질 수 있는 지원방안 마련을 당부한다. 아울러 경기도정의 원칙은 '차별 없이 공정하게'인 만큼 지원대상이 작은 양육시설에도 지원이 될 수 있도록 관심 가져 주시길 바란다. 올해 하반기에는 유치원 어린이들도 맛있게 건강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박옥분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