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가로막는 현실적 요소 많아
피할 수 없기에, 우리는 돌파해야

의정부 경민고 최승우
의정부 경민고 최승우
'달과 6펜스'는 19세기 화가 '폴 고갱'을 소재로 한 소설이다. 그를 모델로 한 주인공 '찰스 스트릭랜드'는 다소 과감하고 야만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그의 책임감 없고 원시적인 모습에 분노했고, 그를 '자신의 이상을 위해 고뇌하고 노력한 예술가' 따위의 말로 포장해 주고 싶지도 않았지만, 그의 열정만큼은 높이 사 우리의 삶에 적절히 적용하고자 노력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스트릭랜드는 런던에서 평범한 가정을 꾸리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갑작스레 아내와 자식들을 버려두고 파리로 떠난다.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고 용서할 수도 없지만, 우리가 초점을 두어야 할 것은 그의 목표가 억눌린 채 억압되어 있었고, 이제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움직였다는 점이다.

그렇게 현실에서 벗어난 그는 그토록 하고 싶었던 화가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무명이었으며 가난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이에 대한 윤리적 비판은 접어두고 그의 목표를 향한 단호함과 칼 같은 신념은 높이 살 만하다.

그는 이제 세속적인 삶에서 완전히 벗어난 자유로운 곳, 타히티로 떠난다. 그곳에서 스트릭랜드의 행동은 언제나 이해되었으며, 인정받았다.

그는 그곳에서 엄청난 그림들을 그려냈고, 심지어는 나병에 걸려 눈도 보이지 않고 죽기 직전임에도 그림을 그렸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이 살던 오두막에서 대작을 완성해냈고, 이를 태워버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제목에서 '달'과 '6펜스'가 상징하는 바는 무엇일까? '달'은 스트릭랜드가 지향했던, 본질적이고 원초적인, 광적인 목표의식과 이상을 의미하는 반면, '6펜스'는 세속적이고 규율에 얽매이는, 스트릭랜드가 버리고 떠났던 현실을 상징한다.

뜻깊은 비유지만, 이 두 소재가 작품 내용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약간의 아쉬움을 표한다.

이제 우리는 스트릭랜드의 결단력과 용기를 보고 '선택적 수용'을 실천해야 한다. 당연하게도 그의 무책임하고 여성차별적인 면모는 제하고, 그의 목표의식과 실천력, 열정 등을 닮아야 할 것이다. 세상에는 이상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이를 피할 수 없기에, 우리는 돌파해야 한다.

무식해지자, 솔직해지자. 입에 발린 말과 그럴듯한 합리화로 포장된 거짓된 노력은 결코 성공을 가져다줄 수 없고, 진실하게 몸으로 움직여야만 의미 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머리로만 움직였던 지난날들의 나를 반성하고, 더 나은 내가 되길 다짐하며 글을 맺는다.

/의정부 경민고 최승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