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 초교에 '개방형 도서관' 추진
외부인·학생 동선분리 안돼 '반발'
교육지원청·市 '대안 검토중' 입장
학교 내 문화복지시설을 지역주민이 공유하는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이 학생 안전을 위협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화성의 한 초등학교에서 추진 중인 시설 복합화 사업인 '주민 개방형 도서관'이 학생들과 같은 건물에 설계된 데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외부인과 학생이 같은 출입구(학교 정문)를 이용, 동선 분리가 전혀 되지 않는다고 학부모들이 반발한 것이다.
28일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이하 교육지원청)과 화성시 등에 따르면 화성 A초등학교는 지난 2019년 4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를 조건부로 통과, 올해 3월 개교했다. 교육부가 낸 조건은 인근 학교 소규모화 대책 보고 및 시설 복합화 추진이었다.
이에 교육지원청은 주민 개방형 도서관 설치로 설립 승인을 받았고, 지자체와 공동부담으로 각각 6억원씩 예산을 투입해 도서관을 지었다.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은 학교가 지역공동체를 형성한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A초교의 경우 협소한 학교용지에 도서관을 넣으면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건물 일부에 도서관이 설계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도서관과 학교에 들어가는 문은 다르지만 두 곳의 출입구로 가려면 학교 정문을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A초교 학부모 B씨는 "도서관을 이용하려는 일반 시민은 학교 정문을 통과해 학생들이 다니는 복도와 계단으로 도서관으로 이동한다"면서 "조두순 사건이 있었고 아직도 아이들 유괴와 성폭력, 성추행 등 위험상황이 잦아들지 않았다. 특히 저학년의 경우 외부인을 학교 관계자로 알고 따라 안전사고에 노출될 위험도 여전하다"고 우려를 전했다.
아울러 도서관 이용 시간 분리와 CCTV 추가 설치 등 학생 안전 확보 방안을 촉구했다.
교육지원청과 시는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초교 시설 복합화는 사업규모가 다른 화성지역 시설 복합화보다 작아 부지를 별도로 분리하기 어려웠다"며 "학부모들의 우려를 알고 있지만 최대한 동선이 섞이지 않게 설치한 것이고 아예 출입구를 달리해 동선을 분리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렵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운영시간 조정은 개방형 도서관이라는 취지와 맞지 않고 도서관을 이용할 다수의 시민도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